'아 잠깐만! 나 뼈 맞았어' 한글화와 함께 온 UFC, PS4 'UFC 4' 리뷰

  • 입력 2020.08.19 13:29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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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의 언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 장르가 있다. 바로 'FPS'나 '대전격투' 그리고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다. 가만히 보면 이 장르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무엇인가를 던져서 그물이나 바구니에 넣는다' '물건을 발로 차서 어딘가로 보낸다' '물건을 멀리 던지거나, 막대기 같은 물체로 친다'와 같은 본능. 

 

이런 원초적인 본능에 규칙을 세우고, 팀을 만들고, 기록을 남기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면 스포츠가 된다. 리와 패배의 감정은 만국 공통이기 때문에 사실 굳이 한글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본능에 가까운 것은 바로 '격투'다. 날것 그대로 놔두면 '싸움'이 되고, 제대로 통제할 줄 모른다면 남을 해치는 행위 '범죄'가 되지만, 엄격한 규칙과 안전장치를 만들면 그 어떤 장르보다 강렬한 스포츠가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실제 격투 스포츠를 게임으로 가져온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WWF' 'WWE' 같은 프로레슬링부터 'K-1' '프라이드'의 세대를 겪어 왔다. 각 분야, 체급, 시대를 대표하는 파이터들은 늘 존재했고, 그들의 인기도 대단했다. 하지만 영원한 챔피언은 없듯, 많은 대회가 사라졌다. 이제 '파이터'를 볼 수 있는 스포츠라고 한다면 대부분이 'UFC'를 떠올릴 것이다. 이 'UFC'는 한국 선수들의 출전에 국내 인지도가 올라간 부분도 있다. 

 

이토록 강렬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를 EA가 가만히 놔둘 리 없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게임으로 만드는 'EA 스포츠' 는 진작부터 'UFC'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만 해도 벌써 3개. 그리고 지난 14일. MMA와 UFC를 좋아하는 팬들이 기다리던 신작 'UFC 4'가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특히 이번 신작은 국내 팬들에게 더 기쁜 소식을 담고 있다. 바로 게임에서 '한글'을 볼 수 있게 된 것. 사실 주먹과 발차기, 암바에 무슨 언어가 필요하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왜 저 사람과 붙게 되는지, 저 사람은 왜 나를 때리는지, 이 기술은 뭐라고 부르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됐다.

국내 게이머들이 가장 반가울 부분은 바로 '커리어 모드'일 것이다. 이번 'UFC 4' 부터는 언어의 불편함 없이 더 몰입할 수 있게 됐다. '커리어 모드'는 최근 스포츠를 다루는 게임에서 대부분 주력으로 밀고 있는 진행 방식이다. 단순한 1:1 대전이나 아케이드 격투 게임처럼 스테이지를 넘기는 것과 비슷하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성장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둔 모드다. 일종의 '육성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자신의 선수, 혹은 자신과 비슷한 분신을 키우는 것이 큰 재미인 만큼 '커스터마이징'에도 많은 선택지를 준비했다. PC의 MMORPG 급으로 세밀한 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콘솔을 기반으로 한 게임치고는 부족한 부분을 느끼지 못할 정도. 선수의 얼굴이나 헤어스타일, 체형뿐만 아니라 출신지, 콜네임, 도발모션과 같은 시그니쳐, 파이팅 모션이나 자세 등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것저것 귀찮다. 어차피 싸우다 보면 퉁퉁 붓게 될 건데 뭔 커스터마이징이냐'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프리셋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선호하는 파이팅 유형에 따라 '킥복서' '복서' '레슬러' 등 5종류의 격투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스탠딩, 그라운드, 타격의 선호도에 따라 스탠드업, 그래플링, 체력 같은 초기 능력치와 특수능력이 조금 다르다.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특정 유형이 극도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부분은 없고, 단순히 초기 능력치의 차이일 뿐이다. 초반의 모든 능력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커리어는 일단 뒷골목의 아마추어 파이터로 시작한다. 플레이어의 경기를 우연히 보게 된 코치 '데이비스'는 플레이어를 자신의 훈련장으로 초대한다. 여기서부터 공격 연습이 시작된다. 초반 훈련은 크게 3가지이며, 공격과 방어를 복합적으로 배우고 익힐 수 있다.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입식 타격의 기본인 '복싱'이다. 일반 대전 격투 게임과 비교하자면 '약손'과 '강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익히는 것과 비슷하다.

 

'UFC 4'는 격투기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펀치 한 방 날리는 것에도 다양한 방법과 기술이 필요하다. 펀치는 버튼에 따라 오른손, 왼손으로 공격한다. '사우스포'와 '오소독스'의 자세 따라서 기술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고, 왼쪽의 트리거 버튼으로는 상단과 중단, 하단 공격을 할 수 있다. '어퍼컷'이나 '오버 훅' 같은 공격을 하고 싶다면 더 다양한 버튼을 조합해야 한다. 'UFC' 시리즈를 처음 접한다면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다음에 배우는 킥 역시 누른 버튼에 따라 오른발, 왼발, 상단, 중단, 하단의 공격으로 나뉜다. 킥 공격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상대방이 정확하게 가드를 하거나, 카운터 공격을 맞을 경우엔 오히려 플레이어가 데미지를 입는다는 것. 이럴 경우 '아 잠깐만. 나 뼈 맞았어' 같은 모션과 함께 공격했던 쪽의 다리에 데미지를 입는다. 모두 회복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특히 킥 공격 시에 카운터 공격을 맞을 경우엔 스태미너와 체력에 상관없이 바로 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스탠딩 상태에서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은 스테미너 관리다. 공격을 몰아치는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거세게 몰아치면 금방 지치게 된다. 공격에도 완급조절을 해야 라운드를 끝까지 가져갈 수 있고, 상대방이 흔들릴 때 더 유효한 공격을 적중시킬 수 있다. 무조건 공격만 하다가는 쭉쭉 빠지는 스태미너를 보게 될 것이고, 라운드 후반에는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렵게 된다.

공격만큼 중요한 것이 방어. 방어는 주로 가드와 상체를 움직이는 위빙을 사용할 수 있고, 스탠딩 자세에서는 클린치도 가능하다. 스탠딩 클린치는 그 상태로 공격을 하면서 테이크 다운으로 이어갈 수도 있고, 바로 빠져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공격 후엔 항상 가드를 올리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가드 도중에는 스테미너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면 그래플링 컨트롤 패널이 열리면서 스탠딩 타격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뀐다. 오로지 L키를 사용해서 서브미션, 스탠드업, 그라운드 파운딩을 선택할 수 있다. 조인트 서브미션 공격에 성공하면 'L2' 'R2'를 사용한 게이지 바를 움직여 방향을 맞춰야 한다. 서브미션의 경우엔 특정 버튼을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미니게임처럼 위치와 방향을 맞추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라운드에서는 스탠딩 상태보다 훨씬 더 많은 스태미너가 소모된다. 무턱대고 그라운드와 파운딩을 바꾸다 보면 금방 스태미너가 고갈된다. 나중엔 서브미션을 시도조차 못 하게 된다. 상위 포지션에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공격하기보다는 공격과 회복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라운드 포지션에서는 모든 공격과 방어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 정확하게 지금 어떤 상태인지, 이 공격이 왜 안 들어가고 풀리는 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나 많은 연습을 통해 그 감을 익혀야 한다.

튜토리얼을 마치면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의 초청을 받게 되고, UFC 데뷔를 위한 커리어를 시작한다. 이때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으니, 게임이 쉬웠다면 조금 더 난이도를 올려보는 것도 좋다. 본격적인 프로 선수가 되면, 다음 경기까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신의 인지도, 스폰서 물색, 다른 선수와의 관계 등에도 신경 써야 하고, 자신과 붙게 될 선수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UFC 3'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전작을 플레이했었던 게이머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오퍼 후엔 훈련 캠프에서 '스파링' '선수 초대' '테이프 시청' '인지도'의 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스파링'과 '선수 초대'에서는 직접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스파링에서는 '복싱' '무에타이' '레슬링' 등의 기술 레벨을 조금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꼭 하는 것이 좋다. 기간을 오래잡고 준비를 하면 컨디션과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지만, 대신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커리어 모드는 '꾸준한 성장'을 기본으로 한다. 그만큼 경기 도중이나 연습을 통해서 기본 스텟과 공격 스킬이 업그레이드된다. 상대방이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자신의 능력과 인지도를 올리는 것에 투자해도 좋다. 모든 활동에는 기간이 정해져 있고, 활동에도 소모되는 기간이 모두 다른 만큼 다음 경기까지 전략을 잘 세우는 재미도 느껴 볼 수 있다.

 

시합이 시작되면 경기 도중에 기술이나 기본 스텟이 성장하기도 하고, 부상을 입을 경우 선수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모두 회복될 때까지 오랫동안 경기 오퍼를 할 수 없다. 잘 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는 것고 경기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또 경기마다 다양한 계약조건과 도전과제들이 있으니 이에 도전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UFC'는 '손님 접대용' 게임에서 빠지지 않는 타이틀 중 하나다. 그만큼 아케이드 격투 게임처럼 플레이어와 대결을 진행할 수도 있다. 복잡한 서브미션을 뺀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고, '모탈 컴뱃처럼 아케이드 형식으로 빠른 대전을 진행할 수도 있다. AI와의 대전에 자신이 생긴다면, 온라인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자신의 캐릭터로 직접 플레이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처음엔 많이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번 'UFC 4'는 그동안 이 시리즈를 해왔던 게이머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기본적인 타격 인터페이스와 대전 방식, 게임 플레이에 급격한 변화는 없다. 게임 시스템적으로 본다면 뭔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에 해왔던 부분을 계속 다듬고 조금씩 발전시키는 모습이다. 아마 'UFC' 시리즈를 계속해왔던 게이머라면 '뭐 변한 게 없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글화'를 통해 새롭게 입문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자신의 선수를 만들고, 승리와 패배를 겪으며 성장하고,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겪다 보면 'UFC 4'가 단순히 싸움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격투기 대회의 정점에 있는 'UFC'를 '유튜브'가 아닌 '게임'으로도 만날 좋은 기회다. 그동안 언어의 장벽 때문에 플레이를 망설였던 게이머라면 이번 'UFC 4'를 통해 이 시리즈에 입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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