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페어리 테일! 가슴 뛰는 열혈물의 세계로!

  • 입력 2020.08.09 14:29
  • 수정 2020.08.19 13:42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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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된다...괜찮을까?

 

이번에 스팀, PS4,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만화 원작의 RPG 게임 <페어리테일>을 플레이 하고왔습니다!

게임을 해보니까 참 괜찮습니다.

특히나 연출적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게임의 스토리에 실제로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플레이 해 본 게임이 몇이나 되나 싶어요. 분명히 이 게임 <페어리테일>은 일정 부분에선 반박할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게임의 플레이는 거의 스토리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선형적인 게임인데, 또 살짝 오픈월드 느낌으로 각종 의뢰를 지속적으로 골라 받아서 해결해가며 플레이 할수도 있습니다.

월드라는 개념으로 보면 굉장히 별로이긴 하죠, 맵은 좁아터졌고 캐릭터는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하고, 대부분의 사이트퀘스트는 갔던 장소를 또 가야하는 식이거든요.

하지만 사이드 퀘스트 콘텐츠개념에서 보면 대다수의 오픈월드 게임 보다 훌륭한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오픈월드라고 해 두곤, 사이드 퀘스트가 죄다 뭐를 몇 마리 잡아 오라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게임들이 많잖아요?

페어리테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자잘한 사이드 퀘스트들에도 전부 각기 다른 스토리가 붙어있어요. 그것이 JRPG 스러운 감성의 속옷 도둑 잡기던, 수영장 방문이든, 혹은 밀수품 거래를 잡는 일이든 간에 퀘스틀 해야할 분명한 목적과 스토리, 콘텐츠를 줍니다.

 

네. 저도 사랑해요.
네. 저도 사랑해요.
소녀의 고민을 해결해줘야 하는 퀘스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소녀의 고민을 해결해줘야 하는 사이드 퀘스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비록 그 모든 잡다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곳이 매우 한정된 몇개의 맵 이라는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말이죠! 단순 몬스터 토벌 의뢰인 토벌 의뢰쪽 퀘스트를 제외하고 다른 의뢰 퀘스트들로만 게임을 진행해도 충분하니, 다양한 서브 스토리를 즐기며 캐릭터들을 성장시키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사용자 편의성도 거의 극대화되어있습니다. 쓸데없는 장거리 이동이나 반복등을 완벽히 제거해놓았습니다. 퀘스트를 받고 미니맵에서 퀘스트 마크가 떠있는 장소로 순간이동을 하고, 미션을 클리어 하면 길드 본진으로 텔레포트를 시켜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방대한 콘셉트의 맵 같은건 제공하지 않는 대신, 사용자가 헤메거나 쓸데없이 시간을 보낼법한 부분들을 완벽하게 절삭해 깔끔한 느낌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지루할거 같은 미궁을 스킵해버리는 미친전개.
지루할거 같은 미궁을 스킵해버리는 미친전개.

 

메인 스토리와 챕터 미션도 훌륭합니다. 페어리 테일의 팬이든, 혹은 게임으로 페어리테일을 처음 접하든간에 상관 없을정도로 훌륭한 설정과 아는 재미의 반복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는 지극히 일본식 소년만화 왕도물의 그것이기 때문에, 처음보는 스토리라해도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들과 기본제공되는 다양한 코스튬들 (수영복이라든가, 혹은 비키니 같은걸 얻을수 있습니다. 다른것도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의지를 보이는 무려 시즌 패스등장 등 이 게임을 해야할 요소는 무궁무진하고 차고 넘치지만 남에게 게임을 권한다고 했을때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건 아닙니다.

 

수영복 이외에도 게임진행시 몇가지 추가코스튬을 제공하지만, 주 목적은 DLC 판매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DLC 좀 비싸게 느껴집니다. 옷 하나에 5천원씩이라니!
수영복 이외에도 게임진행시 몇가지 추가코스튬을 제공하지만, 주 목적은 DLC 판매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DLC 좀 비싸게 느껴집니다. 옷 하나에 5천원씩이라니!

딱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 덕분에 제가 앞서 말한 장점들은 경우에 따라 빛을 잃고 심지어 단점으로 변환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 단점이란. 7만원입니다.

 

 

 

정말 대단해!
정말 대단해!

 

7만 원!? 그런 큰 돈을 어떻게 내...

 

일반판 7만 원, 초회판 9만원의 초 풀프라이스 게임, 이것은 도전입니다.

 

각설하고 <페어리테일>은 상당히 잘만든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7만원의 값어치가 있을까요? 단순히 가볍게 생각하면 재미있으니 있다! 라고 결론지을수도 있겠지만, 7만원이 게임계에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이거 또 고민하게 됩니다.

 

게임의 가격이 7만원이란것은 일종의 도전장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가격이 7만원으로 설정됨으로서 <페어리테일>의 경쟁자는 <젤다:야생의숨결>, <:이터널>, <위쳐>, <레드데드리뎀션2> 정도의 수준으로 격상됩니다.

말할 것 없이 월드클래스, 세계 레벨의 게임들입니다. 어지간히 잘만든게임은 정말 명함도 못내밀 수준의 게임들이죠.

개발자들 입장에선 이유있는 가격일지 모르나 소비자 입장에선 비교대상이 너무 터무니없이 강해져버립니다.

 

“7만원을 주고 페어리테일을 구매할 것이냐, 몇천원 더 싼 레드데드리뎀션2를 구매할것이냐.”

 

이런식의 비교가 들어가면 정말로 가혹해집니다.

그래서 앞문단의 장점들을 이번 문단에선 수정해야합니다.

<페어리테일>은 훌륭한 스토리 텔링과 컷씬을 가지고 있으...! 잘 쳐줘야 AAA급 게임에선 5년전의 그래픽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단 그래픽부분 뿐만이 아닌 게임 곳곳이 그렇습니다. 이건 일본 게임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스튜디오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일본 게임계는 뭔가 프로그래밍/기술적 발전이 다른나라에 비해 조금 느려보이는 감이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보수적인 성향인지, 장인정신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최신 게임이라도 최신 기술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굉장히 손에 꼽는거 같습니다. <페어리 테일>은 굉장히 완성도가 높지만, 사실 게임 자체는 여러모로 2020년에 발매한 AAA급 게임 같지는 않습니다. 가격은 2020AAA급인데 말이죠.

물론 게임 자체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만, 이걸 2015년도도 아닌 2020년도에 7만원 줘야할 게임인지는 살짝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생선 살 돈도 없는데 말입니다.
생선 살 돈도 없는데 말입니다.

 

DLC나 시즌패스쪽의 가격도 체감이 상당히 높은편입니다. 캐릭터 두개를 추가해주고 몇가지 아이템을 더 주고 추가 던전을 하나 열어주는 시즌패스가 7만원대, 캐릭터들의 의상 묶음팩이 5만원대 정도입니다. 정말 뭐든지 손이 가려다가도 가격때문에 머뭇하게 되는 가격대를 달고 나옵니다. 캐릭터 옷을 5만원에 파는것은 좋은데, 5만원 짜리 옷들을 입히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심리적 저항선이됩니다.

스토리 한 번 깨고 말거라면 상당한 낭비같은데 말이죠.

 

가격얘기는 이쯤 하고, 그럼 다시 페어리테일의 매력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페어리테일은 시스템적/스토리적으로 화끈한 열혈물!!

페어리테일의 팬도, 팬이 아니어도 관계없다!

 

페어리테일의 전투는 JRPG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들어있습니다. 중요한 한 번 한 번의 전투는 파티의 생사를 걸고 매 턴 진행됩니다. 희망이 없어보이는 순간 각성과 동시에 부활한 파티는 동료간의 [유대]를 무기로 악의 세력을 무찌릅니다. 전투 자체가 소년만화, 열혈물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페어리테일>의 가장 훌륭한점은 이 지점입니다. 페어리테일에 등장하는 모든 전투기믹은 다른 게임들에서 지겹도록 써먹은것들의 재조합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재조합이 너무나도 멋들어지게 되어있는데다 의미부여까지 확실하게 되어있습니다.

재밌는 것 중 하나는 페어리테일의 전투 시스템은 대부분 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겁니다. 무엇무엇이 일어날 확률, 무엇무엇이 발생할 확률. 확률의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에 대한 쾌감이 있습니다.

 

먼저 각성 시스템입니다. 캐릭터들은 전투가 계속될수록 각성 게이지가 차오르고, 게이지가 완전히 차오르면 버튼을 눌러 캐릭터를 각성시킬수 있습니다. 각성한 캐릭터는 HP를 순간 대회복하고, 매턴 HP를 추가회복하며, 각종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그런데 각성게이지를 캐릭터별로 그득 채울쯤이되면 대부분의 캐릭터는 치열한 전투끝에 거의 빈사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습니다. 적에게 공격당할때도 각성게이지가 차오르니 이건 의도적인 설계입니다. 그리고 빈사상태, 전투의 패배가 확정적으로 보이는순간, 캐릭터들이 하나 둘 씩 각성하기 시작하는겁니다.

키야! 소년만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스쳐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을겁니다. 위기에 빠진 순간 초인적인 힘에 각성하는 만화 주인공들 말이죠. 페어리 테일의 각성이 그런 식입니다.

 

두 번째론 체인 시스템입니다.

체인 콤보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서도 워낙에 흔하게 나오는 것이니 이름만 들어도 대충 감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한 캐릭터가 공격할때 다른 캐릭터가 그 공격을 이어서 연속적인 콤보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페어리테일에선 이 연계공격도 순전히 확률입니다. 연계의 시작은 전투를 계속하다보면 생겨나는 필살기 사용으로 가능하지만, 이 뒤에 몇번이나 연계가 이어질진 확률입니다. 이 연계확률은 동료로 편성된 캐릭터들간의 유대감이 얼마나 높으냐에 따라서 크게 변하기 때문에, 평소 동료 스토리 퀘스트나 말걸기로 유대감을 올려두는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론 모든것이 확률이기 때문에, 맥시멈 체인인 5체인에 도달했을때의 쾌감은 상당합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것 같던 적도 각성과 필살기 체인이면 너무나도 쉽게 쓰러지기도 합니다. 만화속 한 장면처럼 말이죠.

 

유대감 랭크업도 중요합니다!
유대감 랭크업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론 초마법 시스템입니다. 초마법역시 확률입니다. 아주 낮은 확률로 적에게 체인 공격을 할 때, 혹은 파티원 전체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졌을때 아주 낮은 확률로 등장합니다. 공격형 초마법은 연계 공격의 마지막에 파티에 속해있지 않은 다른 페어리 테일 길드의 동료가 날아와 대형 마법으로 적을 공격해줍니다. 핀치형 초마법은 파티원이 전멸 직전, 낮은 확률로 등장해 동료들의 HP를 모두 회복해주거나 합니다. 둘 모두 격렬한 전투현장에서 발동되었을때 전세를 역전시키거나 큰 도움이 되어줍니다. 화려한 연출과 함께 파티 위기의 순간 등장한 동료의 초마법은 직접 경험해 보면 또 감동 그자체입니다. 어이, 믿고 있었다고!

 

이렇게 시스템적은 물론, 스토리나 연출적으로도 열혈물의 정서가 엄청나게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컷씬의 거의 매 컷은 그냥 이루어져있지 않습니다. 캐릭터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일 뿐이라해도 서로 정면에서 대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쳐 지나가며 귓가에 속삭인다던가 하는 식의 연출을 빼놓지 않습니다. 소년 만화에서 자주 보이던 그런 구도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내용적으로도 열혈입니다. 페어리테일 길드의 가장 약해보이는 소녀라 할지라도 싸울땐 무수한 상처를 입고도 동료들을 위해 다시금 일어나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이런 스토리들은 뻔하긴 하지만, 소년 만화의 팬이라면 게임으로 이런 스토리를 즐기면 또 다른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잊고있었던 뜨거운 열혈물의 맛도 다시금 기억이 나고요.

 

 

해서 전 이게임이 굉장히 마음에 들고, 또 페어리테일의 팬이 아니더라도 열혈물의 정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추천할만한 게임이지만, 역시 마냥 추천하기엔 조금 걸리는 장애물은 7만원이네요.

또 턴제 전투 RPG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이것도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고요.

또 한가지의 치명적인 단점은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키보드플레이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설사 스팀/PC버전을 구매해도 패드 사용이 필수적이란겁니다.

 

넓군요.
ㅂㅂ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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