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 빔'에서 느끼는 직선의 맛, PC 'Towaga: Among Shadows' 리뷰

  • 입력 2020.07.22 10:40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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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스의 공허 포격기' '테란의 드라켄 레이저 천공기' '디아블로3 마법사의 파열 광선' '오버워치 시메트라의 광자 발사기' 게이머라면 언급한 유닛의 공격 기술이 어떤 형태인지 쉽게 알 것이다. 하나의 대상에 레이저 형태의 '광선 빔'을 쏘는 것인데,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보다는 정해진 단 하나의 적 '주시대상'이 된 대상에 강력한 공격을 넣는 방식이다. 전략 시뮬레이션과 FPS에서는 '난 한 놈만 팬다'의 정석을 보여주는 공격 형태다.

 

물론 '빔'이 나간다고 해서 전부 똑같은 것은 아니다. '핵&슬래쉬' 장르의 경우엔 이 광선 빔을 360도로 뱅글뱅글 돌리면서 많은 적을 상대할 수도 있다. 타격감은 다른 공격 형태보다 떨어지지만, '직선' '광선' '레이저'의 공격 형태는 그 나름의 묵직한 매력, '직선의 맛'이 있다. 이 '직선의 맛'은 디펜스 형식의 아케이드 장르에서도 종종 활용된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이 바로 '광선 빔'을 사용해서 적들을 막는 방식이다. 바로 'Towaga: Among Shadows'다.

'Towaga'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게임의 조작이나, 플레이 규칙도 어렵지 않다. 딱 한 번만 플레이해보면 어떤 게임인지 바로 파악이 될 정도로 쉬운 게임이다. 게임의 콘텐츠는 크게 '플레이-업그레이드-수집품'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플레이는 '싱글'과 '멀티' 두 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멀티 플레이'는 온라인이 아니라 로컬이다. 즉,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이 아니라 컨트롤러를 연결하면 오프라인에서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개념이다. 최대 4인까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고, 멀티플레이에서는 오직 컨트롤러만 사용할 수 있다.

'싱글 플레이'는 '스토리 모드'와 '서바이벌 모드'로 나뉜다. 당연히 이 게임의 기본이자 핵심은 '스토리 모드'다. 'Towaga'의 스토리는 총 3부가 있으며, 각각 페이즈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른 게임의 '챕터'와 '스테이지' 개념과 비슷하다. 대신 '페이즈' 방식을 선택한 만큼 플레이어가 중간에 대기실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아케이드 게임인 만큼 누를 것도 많지 않고, 별다른 컨트롤도 없다. 주인공 '키무'는 레이저 형태의 '빔'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이제 이 레이져 '빔' 혹은 '에네르기파'로 달려드는 적을 해치우면 된다. 플레이어는 '빔' 과 '마법' 단 두 가지만 사용할 수 있다. 뭔가 기를 모은다거나 각종 스킬, 궁극기를 사용하는 것도 없다. 심지어 '발사 버튼' 같은 것도 없다. 단순히 방향만 정해주면 알아서 '빔'이 나간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사원'과 '하늘'로 페이즈가 구분된다. 주로 '사원'에서 플레이하다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하늘'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사원'에서 플레이할 때는 주인공이 고정된 상태다. 즉, 따로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몰려드는 적들에게 '빔'을 쏴주면 된다.

 

'하늘'에서는 프로토스의 '공허 포격기'가 된다. '하늘'로 전장이 이동되면, 사원에 있을 때와 달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거리는 제한된다. 동서남북이 일정 구간에 도달하면 막혀있기 때문에 무작정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서는 오로지 '무빙'과 '빔' 뿐이다. '사원'에 있을 때와 달리 마법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적의 움직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탄막 슈팅 게임처럼 무자비하게 탄을 뿌려대거나, 한 번 맞고 죽는 방식은 아니다. 

 

이렇게 '사원'과 '하늘'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몰려드는 적들을 지우고, 간혹 등장하는 '메트날'과 한 판 붙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이 쉽고 가벼운 것은 좋지만 이런 플레이를 약 40번가량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사원'과 '하늘' 페이즈를 몇 번 넘겨보면 대충 어떤 게임인지 쉽게 감이 온다. '아 이거 오래 붙잡고 할 만한 게임은 아니구나' 할 정도로 게임이 단조롭고, 반복된다. 하다 보면 쉽게 질린다. 아쉽지만 'Towaga'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다. 사실 이런 부분을 캐릭터나, 배경, 이펙트, 그래픽 같은 방식으로 메꿔줄 필요가 있는데, 전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주인공 캐릭터의 디자인이나 게임의 배경은 그리 나쁘지 않다.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그려낸 '빔을 쏘는 주술사' 캐릭터는 그 느낌도 잘 살렸고, 개성도 있다. 뒤에 깔리는 '사원'의 경우에도 샤머니즘이 물씬 느껴지며, 색감의 변화를 통해 다양한 분위기를 만든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와 배경을 볼 여유가 없다. 적들이 어디에서 올지가 핵심인 게임이다 보니, 시야는 중앙보다는 화면의 외각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캐릭터가 예쁘고, 배경이 멋지고는 나중의 일이고 우선은 어디서 뭐가 어떻게 오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몰려드는 적들이 다양한 모습을 한 것도 아니다. 물론 적들은 10종류의 형태로 플레이어에게 달려들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그냥 '보라색 덩어리'가 달려드는 느낌이다. '아 보라색 덩어리가 자폭하네, 보라색 물컹이가 회피를 하네'일 뿐 이게 '크롤러'인지 '크리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페이즈의 진행방식 역시 별다른 '특징'이 없다. 게임은 이게 10번째 페이즈인지 20번째 페이즈인지 모를 정도로 반복된다. 페이즈를 넘기다 보면 뭔가 장애물이 나온다거나,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오브젝트가 등장한다거나, 적들의 패턴이 바뀐다거나 해야 하는 데 이런 베리에이션 없이 그냥 반복만 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골렘이나 독수리 같은 걸 타면서 빔을 날리는 페이즈는 없나?' 기대를 했다. 게임은 오로지 '사원'이나 '하늘'에서 '광선 빔'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적들만 많아지고, 달려드는 방법만 조금 바뀔 뿐이다.

 

달려드는 적들이 다 고만고만하고 페이즈에 특색이 없다. 그러면 뭔가 터트리는 맛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Towaga'에는 그런 화끈함도 없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지루하다' 보다 더 큰 문제점은 바로 게임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케이드 게임에서 뭔 타격감을 찾냐' 혹은 '레이저 빔에 타격감이 왜 필요하냐'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적이 달려들고, 이를 막아내는 것이 컨셉이라면 '내가 뭔가를 없애고 있다'라는 느낌을 어느 정도는 맛볼 수 있어야 한다. 'Towaga'는 적을 맞췄을 때나 플레이어가 적에게 맞았을 때의 효과가 심심하다.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흡수되는 느낌이고, 그냥 지우개로 지워지는 느낌이다.

 

화면을 지저분하게 만들며 튄다거나, 혈흔이 뿜어져 나오는 이펙트까진 아니더라도 '팡팡' 하는 텍스트나 흔들림, 진동 같은 장치가 있었으면 지루함이 조금 덜했을 것 같다.

캐릭터는 페이즈를 종료하고 얻는 보석으로 강화할 수 있다. HP, MP의 회복 속도 증가, 빔의 크기와 공격력 증가를 할 수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해금한 마법의 효과도 강화할 수 있다. 각각의 스텟이나 마법의 강화는 수치마다 제한이 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 업그레이드할 순 없다. 보석이 모이는 대로 업그레이드만 충실히 해준다면 막힘없이 진행할 수 있다. 

 

스토리를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게임이다 보니 '수집품'에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영혼수'에서는 그동안 상대한 적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냥 텍스트를 통한 간단한 설명이다 보니 어떤 식으로 공격을 해오는지 미리 본다거나, 약점을 확인하는 등의 자세한 정보는 없다.

'이칼의 일기'에서는 이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 다른 게임에서 메모나 일지 같은 것을 발견하면서 스토리를 맞추는 것처럼,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서 얻는 일기는 'Towaga'의 전체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유물'과 '빛나는 자의 가면'은 일종의 수집품이다. 당연히 플레이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보석 100개를 소모하면 하나를 해방할 수 있다. 단순히 일러스트만 얻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다양한 수집품에 전반적인 스토리를 녹여낸 것은 좋다. 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이렇게 찾아가면서 게임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은 귀찮게 느껴진다.

'Towaga'는 '조금씩 하는 거 못 참겠다. 끝장 보고 싶다'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서바이벌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서바이벌 모드' 에서는 '사원'과 '하늘' 두 전장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장이 문제가 아니다. 밋밋함이 가져오는 지루함을 오랫동안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가벼운 기분으로 한 판 즐기는 게임이다. 몰입감이나, 액션 쾌감 같은 것보다는 블록을 없애거나 터트리는 정도의 재미를 기대한다면 만족할 것이다. 굳이 PC에서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짧고 빠르게 한판'을 할 수 있는 플랫폼, 모바일이나 닌텐도 스위치에서 하는 것이 게임의 진짜 재미를 느끼기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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