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만들다 만 게임 Mists of Noyah

  • 입력 2020.06.01 17:08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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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억세스란게 뭡니까?

게임을 만들다 말고 일단 출시부터 했다는 소리죠.

~ 정식발매는 아니고, 미리 즐기실 분들은 즐기셔봐~

하는 의미의, 일종의 발전된 형태의 게임 예약구매라고 보면 딱 맞는 시스템일 겁니다.

 

하지만 스팀에서 얼리억세스 열풍을 일으키고는 얼리억세스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어요.

 

얼리억세스 상태로 전 세계 1등 게임의 왕좌에 올랐었던 배틀그라운드!

지금은 PUBG로 이름마저 바꾼 이 회사의 게임은 얼리억세스 상태의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해버리면서 얼리억세스의 개념을 살짝 바꾸어버립니다.

배틀그라운드와 엇비슷한 계열의 게임인 포트나이트 역시, 11개의 시즌을 지나 새로운 거대한 시즌 22번째 시즌을 지나고 있으면서도 놀랍게도 아직도 얼리억세스 상태죠.

 

얼리억세스 시절 이미 글로벌 갓겜의 반열에 들어섰던 배틀그라운드
얼리억세스 시절 이미 글로벌 갓겜의 반열에 들어섰던 배틀그라운드
얼리억세스 시절 플레이어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불티나고 혜자스러운 대규모 패치를 계속해서 이어가며 공개 개발형 얼리억세스의 우수사례가 된 산소 미포함 (Oxygen Not included)
얼리억세스 시절 플레이어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불티나고 혜자스러운 대규모 패치를 계속해서 이어가며 공개 개발형 얼리억세스의 우수사례가 된 산소 미포함 (Oxygen Not included)

 

앞선 얼리억세스 게임들의 성공이 이제는 얼리억세스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어도 게이머들에게 충분히 할 만한 게임이다라는 식의 인식을 갖게 만들어주었고, 실제로도 그러한 게임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파격적인 업데이트를 반복해서 마치 유료로 풀려야 할 DLC들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주는 얼리억세스 우수사례 게임들도 존재하죠.

 

하지만 Mists of Noyah는 문자 그대로의 얼리억세스 게임입니다.

아니, 이건 좀 심하다 싶은 부분들이 있어요.

게임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인 부분들까지 존재하니, 이 정도면 얼리 억세스가 아니라 공개 개발이 아닌가?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개발 도중 자금이 부족한 일 없이 개발하라고 만들어둔 시스템이 얼리억세스 인지라, 얼리억세스의 허들 바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Mists of Noyah가 생각한 높이는 상당히 낮은 거 같습니다.

 

이렇게 개발과정을 이어 가는 것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이렇게 내놓고 게임을 방치해두면 모를까, 열심히 개발에 박차를 가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얼리억세스 게임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게임을 구매하는 구매자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서 게임이 도대체 어떤 상태인지는 알고 사야 한다는 거죠.

 

그럼 도트 그래픽 / 샌드박스 / 횡스크롤 액션의 최신작 Mists of Noyah. 어떤 상태인지 한 번 봅시다!

 

 

낮에는 자원을 채집하러 다녀야하며
낮에는 자원을 채집하러 다녀야하며
밤에는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밤에는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모르고 하면 모를 수밖에 없는 게임.

현재 Mists of Noyah는 고인물 전용.

 

격투게임계에 반석 위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명드립이 있습니다.

모르면 맞아야지.”

지금 Mists of Noyah의 상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습니다.

모르면 환불해야지.”

 

복합적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스팀의 평가란에서, 부정적 의견을 뱉는 유저들의 의견을 대충 통합하자면 제일 먼저 수면위로 올라오는게 이런 내용입니다.

도대체 뭐 하는 게임인지 모르겠다!

 

맞습니다. Mists of Noyah의 현재 불친절함은 일종의 최저 임계점을 돌파해서, 이런 종류의 게임을 잘 알지 모르는 사람이 한다면 도대체 뭐 하는 게임인지 뭔지 알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의외로 샌드박스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긴 합니다만, 이런 종류의 게임을 자주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한다면 그야말로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게임의 튜토리얼은 가전제품의 설명서가 그렇듯 필요 없다.’라는 말도 있기야 하지만,

이건 좀 과해도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쪽 장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게임의 설명 페이지의 설명 몇 줄만 읽어도 금세 파악이 가능하죠.

 

낮에는 비교적 안전한 밖을 돌아다니면서 자원들을 모으고, DYI 시스템을 이용해서 캐릭터에게 점차 더 강력한 장비를 만들어주고, 성안의 보호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성을 지킬 주민들을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또 밤이 되면 이번엔 미친 듯이 달려드는 좀비나 귀신같은 난이도 높은 몬스터들로부터 성의 핵인 크리스털을 지켜내는 공방전을 하면 됩니다.

이 공방전의 난이도는 당연히 점차 높아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공격적으로 낮에 활동하며 성과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죠.

 

사실 이건 DYI와 생존을 기초로 하는 게임들, 대충 스트랜디드 시리즈 이후부터 나온 모든 생존형 게임의 기본 룰이기 때문에 이쪽 장르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당연시하는 패턴이긴 합니다.

 

다양한 캐릭터들로 스타트할수 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들로 스타트할수 있습니다.
DYI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DYI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 내에 이러한 설명이 전혀 전무합니다.

물론 우리가 한국 모바일 게임식 강제 튜토리얼을 원하는 거 까지는 아니죠.

하지만 Mists of Noyah는 이런 중요한 게임 플레이에 대한 단서조차 플레이어에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게임상의 NPC 들은 대사 한 줄이 없고, 플레이어는 그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밤이 되면 귀신들이 공격해오는 외딴 성에 버려진 채로 시작할 뿐이니까요.

심지어 상호작용 키가 E인데,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도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E 키는 모든 사물들과의 상호작용 키이자, 자원 채집 버튼이기도 해서 이걸 모르면 DYI 자체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인 키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전체를 통틀어 E 키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습니다.

 

그럼 이런 장르도 처음하고, 게임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지 않은 사람이 게임을 처음 시작한다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와도 같은 성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계단이나 오르내리고 시간만 죽이다 밤이 되면 침공하는 몬스터들에게 살해당하겠죠.

 

도대체 뭘 하는 게임인지 모르겠다.’

 

라는 의견이 십분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자 그럼 게임을 하는 방법은 이 글을 통해 아시게 되었으니,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나? 그건 또 아닙니다.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불친절의 장벽이라면, 그다음엔 미완성의 장벽이 남아있습니다.

 

 

 

케이지에 갖혀있는 동료들을 풀어줘 모아야합니다.
케이지에 갖혀있는 동료들을 풀어줘 모아야합니다.
지하를 잘 뒤져보면 숨겨진 맵도 존재합니다.
지하를 잘 뒤져보면 숨겨진 맵도 존재합니다.

 

 

미친 난이도와 끝없는 버그.

 

 

모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레벨디자인일지도 모릅니다.

게임은 너무 어려우면 안 되고, 너무 쉬워서도 안 되며, 적당히 어려우면서도 캐릭터가 성장하는 재미를 갖추어야 제대로 된 게임이 됩니다.

그래서 대기업 개발팀에선 레벨 디자이너를 상당히 중요한 직군으로 두는 거겠죠.

 

Mists of Noyah의 레벨디자인은 개박살입니다.

 

처음 시작 시의 캐릭터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한데, 낮 상태에서 길거리의 오크들과 마주치면 한 마리 한 마리에 목숨을 걸어야 할 지경입니다.

초반 맵에서 볼 수 있는 자원은 극히 부족한 데다 캐릭터의 이동속도는 맵의 넓이에 비해 빠른 편이라 금세 다음 존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랬다간 더더욱 끔찍한 몬스터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더구나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수준의 좀비와 귀신들로 들어차 밖을 돌아다닐 수 없게 되는 밤은 체감시간이 너무나도 깁니다.

말 그대로 게임의 절반은 밤 상태인지라, 나중에 가면 아예 게임 속 밤시간엔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낮시간에만 게임을 하게 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거의 매일 패치를 반복하며 게임의 밸런스를 잡고 있고, 패치 노트의 내용은 거의 난이도의 하락과 관련되어있는 만큼 개발자도 충분히 현 상태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거 같기야 합니다만, 지금 당장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유저들에겐 고역인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게임의 불친절함이 이것과 시너지를 일으켜서 더욱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은 죽으면 데스 페널티로 한동안 캐릭터가 약해지고, 캐릭터가 공복 상태일 땐 HPMP가 자동치유되지 않는 패널티가 있습니다만, 이런 부분들도 전혀 설명되지 않기에 보이는/보이지 않는 잔뜩 패널티를 몸에 두르고 다니다가 순식간에 몬스터에게 죽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반복할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공략법은 처음엔 나무와 오크들이 떨어뜨리는 천으로만 만들 수 있는 장비들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고, 점차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식의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는 밤시간에 게임은 반쪽짜리가 되어버리고, 계속해서 죽어가며 노가다를 감행하다 보면 심각한 현실 자각 타임에 빠지게 됩니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차라리 이 시간에 다른 게임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이 게임을 시원하게 손절하기엔 미련이 가는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

 

 

캐릭터의 스킬과 궁극기는 시원한 타격감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몬스터가 너무 단순해 액션이 재밌진 않습니다.
캐릭터의 스킬과 궁극기는 시원한 타격감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몬스터가 너무 단순해 액션이 재밌진 않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탐험도 장점이긴 합니다.
다양한 지역의 탐험도 장점이긴 합니다.

 

 

Mists of Noyah의 현 상태는 계륵 유망주.

 

 

제대로 된 설명도 해주지 않고, 난이도는 지나치게 높으며, 버그는 달고 살아야 하는 지경입니다.

이토록 엉망인 상태의 게임이 왜 매우 부정적대신 복합적평가를 받고 있을까요?

유저 마당에는 아직도 신난 유저들의 스크린샷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며, 게임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인생 최고의 게임이라고 치켜세웁니다.

그 이유는 Mists of Noyah가 상당히 실험적이며, 나름 기대할법한 요소가 많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제법 수려한 도트 그래픽을 강점으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기존의 횡스크롤/샌드박스 게임들은 거의 2등신, 혹은 3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앞세우는 게 당연한 흐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Mists of Noyah는 마치 과거 고퀄리티 횡스크롤 격투 게임들처럼 수려한 8등신의 도트 캐릭터들을 전면에 세웁니다. 이쪽 장르에서 잘 볼 수 없던 모습입니다.

 

액션 그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일반 스킬들과 더불어 대쉬, 궁극기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들이 끼치는 영향도 지대합니다.

 

몬스터들의 AI는 매우 어설프고 조악하나 어찌 되었든 지역별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테마와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쪽 장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특징입니다.

 

샌드박스 DYI 게임에 대쉬와 스킬, 궁극기를 활용한 시원시원한 액션을 도입한 것은 매우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이런 특징들 덕에 Mists of Noyah인생 최고의 게임으로 꼽을법한 사람들도 분명 있긴 할 겁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몬스터들의 Ai 상태가 너무나도 조악해 이 액션마저도 반쪽짜리처럼 느껴지긴 합니다. 거의 모든 몬스터들은 캐릭터에게 입을 벌리고 멍청하게 그저 직선으로 달려올 따름입니다. 그것도 어색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요.)

 

이런저런 의미에서 Mist of Noyah는 크래프팅 생존게임계의 유망주라고 불리기에는 괜찮은 거 같지만, 누군가 저에게 물어본다면 아직 구매와 플레이는 시기상조인 거 같습니다.

 

아직은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거든요.

지금 이 상태라면 너무나도 당연히 차라리 같은 장르의 비슷한 게임인, 얼마 전에 스팀 동접자수 3위를 달성하기도 했던 테라리아를 추천드리겠습니다.

 

관심이 가신다면 그냥 정도만 해두시는 게 어떨까요.

개발자들이 잦은 업데이트 만큼이나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을것 같으니, 정식 출시가 되면 재미난 게임이 될수도 있을거 같거든요.

 

~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사막 지형엔 사막콘셉에 맞는 몬스터가 나옵니다.
사막 지형엔 사막콘셉에 맞는 몬스터가 나옵니다.
지하 호수의 낚시
지하 호수의 낚시

 

 

 

 

/아직 만들다만 게임 Mists of Noyah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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