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브 데몬 ! 무한으로 즐겨요 !

  • 입력 2020.05.18 17:55
  • 수정 2020.06.01 14:09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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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될 거라며 노잼 스토리만 줄줄이 읊어대는 게임에 지치신 게이머 분들, 리니지 2M 을 비롯한 온라인 유사 도박장에 영혼이 더럽혀진 게이머 분들!

이제 진짜 게임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리뷰는 게임으로 돌아감(리턴투게임즈 Return 2 games) 사가 제공할 7개의 게임 중 가장 첫 번째로 공개된, 그 장르도 복잡한 핵앤슬래시 덱 빌딩 복합 액션 게임. 북 오브 데몬입니다!

 

키야. 일단 전 기본제공되는 전사 캐릭터로 엔딩 (아크데몬 처치)까지 보고 왔는데요, 우선적으로 직관적인 감상부터 말씀드리자면 재밌습니다! 딱 하루 정도 활활 불태워서 할 법합니다. 초회 차 클리어까지는 대략 10에서 15시간 정도 걸리고요. 제공되는 3개의 직업을 모두 키워본다면 최소 40~50시간의 플레이타임, 핵앤슬래시 자체가 취향이신 분들은 자유 모드에서 한없이 기록을 세워가며 아래를 향할 수 있으니 실력에 따라 무궁무진한 기록성취가 가능합니다!

자 그럼 재밌다는 건 말씀드렸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를 설명 올리겠습니다.

 

화면에 떠다니는 별을 잡아야만 스턴이 풀립니다!
화면에 떠다니는 별을 잡아야만 스턴이 풀립니다!
다른 게임으로 치면 '네임드' 급 정도의 포지션을 맡는 각 던전의 던전 보스도 단순히 체력과 스펙만 강한것이 아니라, 다양한 패턴들과 까다로운 공략 포인트들로 사용자를 괴롭힙니다
다른 게임으로 치면 '네임드' 급 정도의 포지션을 맡는 각 던전의 던전 보스도 단순히 체력과 스펙만 강한것이 아니라, 다양한 패턴들과 까다로운 공략 포인트들로 사용자를 괴롭힙니다

 

새로운 타입의 컨트롤 게임, 특이점이 온 핵앤슬래시

 

앞서 슬쩍 언급했듯 북 오브 데몬은 책이라는 콘셉트와는 전혀 맞지 않게 스토리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게임입니다. NPC들의 가십거리 대사는 분위기의 조성에 상당히 유효한 연출을 하긴 하나, 사실 안 봐도 전혀 상관없는 것들뿐입니다.

 

사실은 이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NPC 들이나 전설 카드의 이야기들은 다른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의 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에서 상당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세이지촌장은 회색의 옷에 긴 수염을 기르고 지팡이를 든 채 스테이 어와일 엔드 리슨 (Stay awhile and listen)’ 이란 말로 모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NPC는 핵앤슬래시 게임의 메가 히트작 디아블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데커드 케인캐릭터의 오마주입니다. 또 전사 전설 카드인 리로이 제킨슨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시리즈 플레이어들 사이의 밈을 카드화 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마구 넣어둔 것만 봐도, 스토리 자체에 큰 무게감을 두는 게임은 아닙니다.

 

그럼 스토리가 아니면 어디서 재미를 찾느냐?

바로 게임플레이. 그 자체죠!

 

게임플레이를 재밌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컨트롤 그 자체입니다.

솔직히 처음 이 게임을 접하면 좀 황당해요.

생긴 건 뭔가 카드게임처럼 생겼는데, 해보면 본격적인 핵앤슬래시 게임이거든요.

그보다 더 황당한 건 뭔가 자꾸 시키는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던전을 돌던 중 방패를 든 적이 만난다면?

마우스 포인터로 적의 방패를 클릭해줘야 적을 때릴 수 있게 됩니다!

만약 내 캐릭터가 스턴에 걸린다면?

갑자기 흐려진 화면 위로 둥실둥실 삐약삐약 떠다니는 별들을 클릭해줘야 스턴이 풀려요!

 

이게 무슨 아동용 학습게임도 아니고, 요런 미니게임 같은 황당한 부분들이 게임을 할수록 점차 쌓여가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뭐 이런 게 있다 싶던 요소들이, 가면 갈수록 이 게임의 매력이 됩니다. . 이거 완전 새로운 방식의 컨트롤 게임이네!

 

단 한 번도 게임의 진지한 전투 도중에 병행해줘야 할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병행하다 보면, 마치 뇌를 싱글 코어가 아닌 멀티코어로 쓰는듯한 감각과 함께 쓰러지는 몬스터들을 보며 짜릿한 컨트롤의 쾌감이 찾아옵니다!

 

대충 아이템만 맞춰두면 지정된 스킬 1-2개만 쓰며 천편일률적으로 던전을 돌던 핵앤슬래시 장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제대로 사냥을 하기 위해선 실제로 머리와 손 둘 다 사용해야 하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핵앤슬래시로 느껴지거든요.

 

핵앤슬래시에서 던전을 돌며 전투 그 자체의 재미를 느껴본 게 얼마 만인가 모르겠어요!

크으~ 컨트롤 맛, 끝내줍니다!

 

 

 

전사 전설 카드 리로이-젠킨스. 카드를 사용하면 음성 대사도 나오는 재밌는 카드입니다.
전사 전설 카드 리로이-젠킨스. 카드를 사용하면 음성 대사도 나오는 재밌는 카드입니다.

 

다 비켜라, 북 오브 데몬은 컨트롤 지상주의!

 

앞선 문단과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상황에 따른 컨트롤의 재미를 부각하는 북 오브 데몬은 점차 진행될수록 아예 컨트롤 지상주의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와도 적절한 대처법을 찾아내고 그대로만 하면 너무 쉽게 위기를 넘어갈 수 있는 그런 방식이거든요.

물론 머리로만 알고 있다고 되는 건 아니죠, 실제로 실천도 해야 공략이 용이해집니다!

 

이런 감각을 주는 게임은 전 아주 오래전에 워크래프트 3 유즈맵인 카오스시리즈에서 느껴본 적이 있는 거 같아요. ‘카오스시리즈의 특징은 상대방을 한방에 끝장낼 수 있는 엄청난 마법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어마어마한 마법을 맞을 상황이더라 해도 침착하게 마법 책에서 디스펠을 사용하면 아예 적의 마법이 무효화 돼버리는, 그러니까 적절한 컨트롤만 하면 정말 뭐든지 가능한 그런 게임이었거든요.

 

북 오브 데몬도 그런 면모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황금 방패 체력이 적용된 몬스터를 일반 공격이나 스킬로 때리자면 정말 악몽 같은 시간을 겪게 됩니다. 체력이 한 칸 달 때마다 부하 몬스터들을 소환하고 짧은 무적상태가 되며, 그 녀석이 또 공격은 그대로 해오거든요!

하지만 황금 방패 체력 몬스터를 만났을 때 잠시 불 속성 무기로 스위칭을 한다면? 스위칭한 불 속성의 공격이 금세 황금 체력을 녹여버리는 하드 카운터 역할을 하여 우스울 정도로 쉽게 잡아버릴 수 있게 됩니다.

불 속성 체력을 가진 몬스터는요? 당연히 얼음 속성을 가진 무기로 스위칭해서 때려주면 금세 잡을 수 있죠!

 

조금만 방심해도 캐릭터의 체력을 금세 녹여버리는 무시무시한 맹독성 몬스터가 등장했을 땐, 걸린 상태 이상을 모두 풀어주며 일정 시간 동안 무적의 면역력을 제공하는 치료제를 하나 먹어주면 너무나도 우습게 처리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몬스터에게는 적절한 대처법이 존재하며, 이걸 활용하면 자신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훨씬 상회하는 퍼포먼스로 던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토록 어려운 던전을 이토록 쉽게 돌아버리는 나 자신이 대견해지는(?) 쾌감이 존재한다는 사실!

 

 

최후로 갈수록 끔찍해지는 패턴들을 깨기 위해선 다양한 카드의 사용에 익숙해져야합니다.
최후로 갈수록 끔찍해지는 패턴들을 깨기 위해선 다양한 카드의 사용에 익숙해져야합니다.

 

이게 요즘 유행하는 거래요, 덱 빌딩 아이템!

 

최근에 로그 라이크와 덱 빌딩을 혼합한 장르의 게임이 굉장히 유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가 있죠.

북 오브 데몬은 로그 라이크는 아니지만 (그런데 로그 라이크 모드도 공식 제공하긴 합니다) 덱 빌딩의 재미는 그대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사실 스위칭이 가능하기에 절대적인 의미는 아닙니다만 이 게임에서 모든 스킬과 아이템은 카드형식으로 드랍이 되고, 사용자는 한 번에 들 수 있는 10장의 카드 중 어떤 것을 골라 넣어 덱을 구성할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이건 정통적으로 핵앤슬래시 장르에서 자주 보이는 아이템 간 시너지효과를 부여하는 시스템과도 개념적으로 연결이 됩니다. 같은 직업이지만 아이템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지는 핵앤슬래시 장르 정통의 재미도 이 덱을 통해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엔딩을 보고나면 새로운 난이도들을 포함한 자유모드가 해금됩니다! 끝없이 아래로!
엔딩을 보고나면 새로운 난이도들을 포함한 자유모드가 해금됩니다! 끝없이 아래로!

 

노가다는 제로! 목적을 부여하는 난이도와 순위 시스템!

 

북 오브 데몬에서 또 언급 안 할 수 없는 특별한 점은 노가다가 전혀 없는 스타일의 플레이란 겁니다.

물론 노가다의 정의는 게이머마다 좀 다를 수 있겠죠.

제 생각엔 새로움이 없는 똑같은 콘텐츠를 목적을 위해서 반복 플레이 하는 것이 게임에 있어서 노가다인데요, 북 오브 데몬은 기본적으로 한 번 갔던 던전을 두 번 가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동일한 던전을 반복 플레이하는 경우가 아예 없습니다.

 

엇비슷해 보이는 던전이라도 필히 몬스터의 구성이라도 달라지고, 아니면 난이도라도 더 높아지는 식이죠!

물론 계속해서 쉴 틈 없이 높아지는 난이도를 커버해줄 만큼의 충분한 아이템 보상도 함께 하기에, 일직선으로 진행만 하면 캐릭터는 저절로 점차 강해지고 몬스터들 역시 그에 걸맞게 강해지는 이상적인 난이도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와우!

던전 플레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던전 공략 방식이 아닐까요? 계속해서 끊임없이 점점 더 높은 난이도의 던전에 도전하고, 그에 합당한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되니까요.

 

어떠한 던전을 도전하기 위하여 그보다 낮은 던전을 반복해서 도는 반복성 플레이는 북 오브 데몬에선 할 필요도, 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더 아래의 악마들을 만나기 위해 컨트롤과 운, 덱 조합을 믿고 나아가는 식이죠.

 

게임은 완결성 있는 형태의 게임이 기본제공되며,

이를 능숙한 숙련자가 플레이하면 대략 6시간 정도 안에도 클리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든 던전과 몬스터의 공략을 숙지한 상태라면 말이죠.

보스인 아크 데몬을 잡고 제법 인상적인 엔딩을 보고 난 뒤엔 계속해서 그보다 더 밑에 있는 무한한 던전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데요, 그냥 내려가기만 하면 목적 없는 플레이가 되어버리겠죠. 비록 아직 모으지 못한 전설 등급의 아이템과 만렙까지 좀 더 남아있는 레벨을 올리고 싶더라도 말예요.

 

그래서 북 오브 데몬은 캐주얼 모드를 제외한 모든 난이도와 모드에서 최초 죽음 랭킹을 제공합니다. ‘최초 죽음 랭킹은 캐릭터 생성 이후 단 한 번도 죽지 않고 얼마나 깊은 던전까지 내려갔느냐를 겨루는 랭크입니다.

 

핵앤슬래시 게임들에 종종 있는 하드코어캐릭터 시스템을 상기하시면 되겠습니다. ‘최초 죽음 랭킹은 일종의 하드코어 플레이 상태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하드코어가 아니지만요.

 

만약 단 한 번도 죽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했다면 (실제로 전 초회 차 플레이임에도 아크데몬 처치까지 단 한 번도 죽지 않았습니다. 후반부는 조금 버거운 난이도지만 물약 등을 활용하고 포탈 스크롤 귀환 등에 익숙해지면 초보자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은 난이도입니다) 그대로 이어서 최초의 죽음까지 랭킹을 위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 죽고 나면 더이상 최초의 죽음랭크에 의미가 없어지겠지만, 그 이전까진 자신의 월드 랭킹을 갱신하는 재미를 느끼며 끝까지 달려볼 수 있겠죠.

만약 아끼던 캐릭터가 죽어버려 최초의 죽음랭킹에 등록되고 더이상 랭킹에 도전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면, 또 다른 직업으로 랭킹 갱신에 도전해보는것도 재미겠고요.

 

저는 손대보지 않았지만, 최상급 이용자들을 위한 로그 라이크 모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모드에선 순전히 운으로 덱을 모아가며 던전을 돌파해야 한다고 하네요. 여러 가지 게임을 경험해봤지만 북 오브 데몬 정도면 다회차, 장기반복 플레이의 메리트와 도전욕구도 충분히 자극해주고 있는거 같습니다. 무한으로 즐겨봅시다. 좋아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

 

이번 리뷰만 보면 제가 무슨 하드한 컨트롤게임에 미친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평소엔 오히려 느긋한 게임들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에 재밌게 했던 게임이 태오회권 이라는 턴제 게임이거든요? 이 게임은 컨트롤이 아예 필요 없는, 전투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일종의 가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힐링하듯 도적들을 때려잡고 이웃을 배신하고 무공서를 훔칠 수 있는 전원 힐링(?) 게임이죠.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북 오브 데몬을 하기 위해 굉장한 컨트롤 실력이 필요하진 않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한 겁니다. 북 오브 데몬은 전투를 하는 동안 마치 퍼즐처럼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많고, 이에 머리를 써서 대응하는 부분의 맛이 살아있는 핵 앤 슬래시 게임입니다. 실질적인 피지컬보다는 판단력에 방점이 찍히는 게임이죠. 또한,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해 모든 요소가 쉬워지는 캐주얼 모드도 제공하니, 혹시 재미는 있어 보이는데 컨트롤이 자신 없다는 이유로 포기는 하지 마세요!

 

본론에서 언급하지 못했지만 (아마 이후 시리즈도 계속 이럴 거로 예상되는) 팝업 아트 북 스타일의, ‘이란 콘셉트에 충실한 아트 스타일, 신선한 전투 시스템, 노가다가 없는 도전정신을 고취시키는 레벨 진행 등 권할만한 이유가 많은 게임이니 관심이 가신다면 걱정 말고 도전해 보세요!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북 오브 데몬 ! 무한으로 즐겨요 !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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