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연출이 다한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 캠페인 리마스터 리뷰

  • 입력 2020.05.07 13:02
  • 수정 2020.05.08 11:55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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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는 FPS 게임계에서 거의 전설로 추앙받는 말 그대로 갓 게임이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총 16개의 타이틀이 출시된 게임으로 피파 시리즈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비디오 게임 시리즈 중 하나다. 콜 오브 듀티의 특징은 무엇보다 캠페인에 있다. 이 게임 시리즈는 FPS게임은 상대가 있는 온라인이 대세라는 통념을 벗어나 플레이어를 전쟁 한복판 일개 병사 한 명으로 끌어들인다. 전쟁의 급박함과 잔인함, 혹독함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구현해 낸 스토리 덕에 콜 오브 듀티는 언제나 게이머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게임이 되었다.

이전에 FPS 게임을 리뷰하면서 언급했던 것 같은데, 필자는 FPS게임을 굉장히 싫어한다. 뭐든 본인이 못하면 싫어한다고. FPS 게임을 심각하게 못하는 손가락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스토리라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장르의 특성 탓도 있다. 하지만 콜 오브 듀티만은 달랐다. 오버워치,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모든 FPS 게임을 그닥 재미있게 즐기지 못했던 필자였지만 콜 오브 듀티는 시리즈 초반부터 여건이 되는 데로 꾸준히 즐겨왔다. 아쉽게도 시리즈가 제대로 호평을 받기 시작한 모던 워페어부터는 플레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시리즈의 전통적인 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콜 오브 듀티는 시리즈가 시작할 때부터 인기가 꽤 많았던 시리즈지만, 지금의 명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건 모던 워페어 부터다. 이 시리즈부터 그래픽에서 현실감이 넘쳐흐르고, 진짜 전쟁과 같은 연출이 시작되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모던 워페어는 당시에도 굉장한 호평을 받았으며 이를 리마스터한 버전이 2016년에 출시, 성공적인 리마스터라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4. 모던워페어2 캠페인만 리마스터한 게임이 출시됐다. PS4 버전은 331, PC, XBOX ONE 버전은 430일에 출시했다. 필자는 PS4 버전을 플레이 했음을 밝힌다.

디테일은 부족하지만 이해는 되는 스토리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지금까지 즐긴 콜 오브 듀티의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콜 오브 듀티는 한 두 명의 병사를 번갈아 가며 플레이한다. 그런데 게이머가 플레이하는 이 주인공의 이름도 익숙해 지지가 않고, 주변 인물들의 얼굴과 이름도 쉽게 매칭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다가 주변에서 어디로 가라. 어디서 뭘 해야 한다 말은 하는데, 이 목표가 쉽게 이해되지도 않는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다 보면 이해할 시간도 부족하고. 하지만 이번에 플레이한 모던 워페어2 리마스터는 이전 시리즈보다는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

주인공은 태스크 포스 141 요원 중 한 명과 미국 레인저 연대의 한 명을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게 된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지만 사건 하나가 일단락되고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스토리 이해에 문제는 없다. 다만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나 이들의 세부 스토리 같은 부분은 시리즈를 쭉 플레이해야 이해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사건 위주로 스토리가 흘러가다 보니까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 대체 왜?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그림의 스케치만 보여주고 색칠은 너네가 머릿 속에서 알아서 해라. 라는 느낌이랄까. 대체 쟤는 왜 저기 있고, 이 사건은 왜 일어났는지. 구체적인 이유나 행동의 동기 같은 걸 자세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아서 개연성과 스토리의 완성도를 따지는 이들은 조금 불편할 수 있다.

감탄을 유발하는 연출. 이게 전쟁이지

게임의 시스템은 콜 오브 듀티 전통의 그것과 별 다를 게 없다. 미션 하나당 주어지는 무기가 있고, 이를 활용해 목표를 클리어해 나가는 방식이다. 어찌보면 별 다를 것 없는 일자형 진행이지만, 필자는 이 게임을 하면서 한 번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연출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플레이 하는 내내 필자는 감탄을 연발했다. 이건 그래픽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스토리가 완성도 높아서도 아니다. 순전히 연출 덕분이다. 마치 게이머가 전쟁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정말 잘 전달하고 있다. 방금까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옆에서 쓰러지는 동료들. 포탄연기로 하늘이 검게 물들어버린 워싱턴 DC.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그대로 끔살당하는 디테일까지. 전투가 아니라 잠입일 때도 이 같은 연출은 그대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파트너와 함께 설원에서 적 기지에 잠입하는 미션이었다. 무선을 통해 앞에 있는 정찰병 둘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의논하고, 구호에 맞춰 실행, 다시 천천히 나아가는 것까지. 마치 플레이어가 직접 특수부대의 일원이라도 된 듯한 장면을 여러 번 연출 시킨다.

물론 전쟁 게임이다보니 잔인한 장면이 많은 편이다. 특히 게임 초반부의 노 러시안 미션은 민간인 학살 미션인지라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을 수 있다. 출시 당시에도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을 정도. 다행인 점은 제작사에서도 이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어서 일부 미션의 경우에는 플레이를 아예 안 하고 건너 뛸 수도 있게 해 놓았다.

그래픽이 약간 아쉽지만, 이 정도면 뭐

오래된 게임을 리마스터 하는 이유는 딱 하나. 그래픽이다. 당시에는 혁신적이라 평가받는 게임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허접해 보이기 때문에 제작사에서는 한 때 인기가 많았던 게임을 최신 사양에 맞춰 그래픽, 음질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하는 것이다. 그래픽 하나로 뭐가 그렇게 크게 달라졌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성공적인 리마스터의 대표작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플레이해 본 필자는 리마스터 게임은 이전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준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던 워페어2 리마스터는 그냥저냥 무난한 리마스터 수준에서 그쳤다. 그래픽도 좋아졌고, 일부 캐릭터의 모션이나 행동 역시 원작에서 추가되었지만 이것들이 게임 전반에 영향을 줄 정도로 대단한 것들도 아니고, 일부 모션은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처럼 처음 접하는 이들이나 그래픽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은 이들이라면 그냥 제법 괜찮은 정도의 그래픽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소중한 콜 오브 듀티의 골수팬이나 그래픽을 중시하는 이라면 부족하다고 느낄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재도 게임합니다. 배려 부탁드립니다.

재밌는 게임인 건 맞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일단 볼륨. 전체적으로 볼륨이 크지 않다. 마음먹고 플레이 하면 하루 만에 엔딩까지 볼 수 있고, FPS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4~5시간 안에도 클리어할 수 있다. 물론 업적이나 도전과제에 해당하는 비밀 토큰 같은 게 있어서 2회차를 유도하고 있지만 볼륨이 작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대 호평을 받았던 멀티플레이는 구현해 놓지 않았다. 얼마 전에 출시한 콜 오브 듀티의 다른 시리즈와 겹치게 될까봐 멀티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만들어놓고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연출과 액션은 좋지만 문제는 인 게임 내에서 UI나 적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다. 현재 플레이어가 수행해야 할 목표, 혹은 가야할 길이 표시는 되는데 가뜩이나 정신없는 전쟁통에 이게 명확하게 보여지지 않아서 길을 잘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군과 적군의 구분 역시 모호하다. 단순히 군복 색으로만 구분할 수 있고 아군에게 표적을 대면 이름이 뜨는 식으로만 구분이 된다. 그런데 잠시만 눈을 돌리면 총알이 날라오는 전쟁통에 이름이 뜨는지, 군복 색이 뭔지를 어떻게 확인한단 말인가. 게다가 맵 대부분이 복잡하고 건물이 많은 도심 한 복판이라 적들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후반 가면 그냥 대 놓고 적이 있을 것 같은 곳에 난사를 해대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디테일이 진짜 전쟁터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데 일조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진짜 아주 조금만 필자 같은 아재 게이머를 배려해 줬으면 어땠을까.

명작 시리즈의 이름값은 한다.

원작의 골수 팬들에게 모던워페어2 리마스터는 평이 그리 좋지 않다. 추가된 캐릭터들의 모션이 어색한 것도 많고, 멀티플레이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던워페어1 리마스터가 워낙 좋은 평을 받으며 명작의 반열에 올랐으니, 자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밀리터리에 조예가 깊은 게이머. 소위 말하는 밀덕들에게서도 고증이 이상하다고 까이고 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이지만 콜 오브 듀티라는 이름은 어디 안간다.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2만원 중반대라는 가격도 나름 적절하고. 전쟁의 치열함을 원하는 이들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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