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라 ‘스텔라 stela’! 찜찜하고 아름다운 게임!

  • 입력 2020.03.30 13:11
  • 수정 2020.04.02 15:42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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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시작되면 펼쳐지는 배경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창고의 근처입니다.

한때는 아마도 사람들이 살았을 것 같은 폐허, 안개가 침침하게 끼어있지만 그것마저 감상적으로 보이는 곳에서 눈을 뜨면 얼마되지 않아, 목숨을 건 달리기를 시작해야합니다!

 

닿기만해도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치명적인 벌레들, 심지어 사람보다 큰 벌레들이 덤벼드니까요.

 

 

 

심지어 이 열악한 환경속에 버려진 주인공에겐 게임이라면 의례 있는것으로 생각하는 그 흔한 공격버튼 조차 하나 없습니다!

 

이 소녀가 의지해야 할 것은 오로지 기적에 가까운 생존에 대한 감각과 판단, 주변의 상황과 배경, 물건들을 이용하고,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 자신의 두 다리로 위험한 세계를 뛰어서 살아나가야 합니다.

 

 

 

스텔라는 굉장히 감각적이고 그래픽 아트적으로도 아름다운 게임입니다.

 

하지만 굉장히 모순적인 지점은, 찜찜하지만 아름답게 보이는 배경이 주인공과 플레이어에겐 수도없는 목숨의 위협이 도처에 깔려있는, 심지어 끝도 없이 목숨을 노리며 덤벼오는 지옥의 아수라장 이란 사실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주인공 캐릭터를 수도 없이 죽이게 됩니다.

 

마음이 아파요!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몰입이 되는 나머지 캐릭터가 한 번 죽을때마다 굉장히 찜찜한 기분에 쌓여 떨쳐내기가 힘듭니다.

 

차라리 힐링 게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배경, 그리고 연약해보이는 소녀 주인공이 거대한 벌레나 마치 인간을 이리저리 늘려놓은 것처럼 보이는 검은 괴물들에게 찢겨 죽는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닙니다!

 

 

어느정도 게임을 진행하고 비로서 이것이 단순히 게임임을 철저히 인지하고 나서야, 조금 더 침착한 자세로 게임에 임할수 있게됩니다.

 

정서적 충격은 완화된 뒤지만, 캐릭터가 무참하게 죽는 모습을 셀수없을 정도로 더 봐야하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게임은 거의 모든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흘러갑니다.

 

기본적인 세계관과 스토리, 이 소녀가 도대체 이런 꼴을 왜 당해야만 하는지,

도대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어먹은 세상인지 조차 설명되지 않은채 플레이어는 단순히 소녀를 조금이라도 더 살려 더 많이 도망치게 만들기 위해서 달려야만 합니다.

 

 

예전에 제가 했던 게임중 <카타나제로(katana zero)>라는 게임이 있는데요.

묘하게 플레이 방법론이나 정서가 엇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카타나제로의 주인공 역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도 없이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는데, <스텔라 (stela)>의 주인공 역시도 비슷하거든요.

둘 모두 단순히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라던지, 그런 목적이 아닌 단순히 생존 그자체가 목적이며, 자신의 정체와 세계의 진실을 탐구해갈 과정도 없이 사건들에 던져진다는 면모도 비슷합니다.

 

<스텔라 (stela)>를 플레이하는 동안 계속해서 의구심이 듭니다.

도대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지만 잘 못 만든 게임의 모호함과는 전혀 다른 감상입니다.

 

오히려 아주 잘 만든 미스테리 물의 속에 들어와있는 기분입니다.

 

 

 

 

소녀의 적은 때때로는 기괴한 벌레들이며, 때때로는 기이한 모습의 괴물인간들이며, 때때로는 그런 괴물들을 소탕하는 인간의 군대가 쏘아대는 화살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고대 심연의 생물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적들에게 스치기만해도 사망일 정도로 연약한 소녀는 단순히 순간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떨땐 그것이 숨겨져 있는 도구들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어떨 땐 단순히 적들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때때로 재치를 발휘하면 몬스터끼리 서로 죽이게 하거나, 거대한 기구를 무너뜨려 괴물을 깔려죽게 만드는 식으로 통쾌한 한 방을 먹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철저한 약자로서 도망만 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들 역시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설명되어있기 때문에, 때때로는 상당히 어려운 퍼즐 요소를 포함하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번 죽어야합니다.

 

머리로는 퍼즐을 해결했다 해도 손이 따라가지 못해서 캐릭터를 죽이는 경우도 나중엔 빈번해지고요.

 

 

 

 

이 게임은 초회차 플레이어에겐 상당히 훌륭한 퍼즐게임이기도 합니다.

 

<스텔라 (stela)>의 퍼즐 요소는 소위 방 탈출 게임혹은 추리게임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믹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언뜻 별것 아닌거처럼 보이는 소품이 사실은 몸을 숨길 수 있는 아주 작은 틈을 만들어 준다던가, 옆에 버려져 있던 작은 횃불이 살인 박쥐들을 물리치는 역할을 해주는 식이죠.

 

 

 

 

 

퍼즐을 푸는 상황 자체는 굉장히 괴롭습니다. 하지만 퍼즐들이 그렇게 괴로울 정도로 어렵진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긴장되는 감각이 일을 더 어렵게 만들죠. 그토록 긴장되게 만드는 요소, 그 중 하나는 사운드입니다.

 

<스텔라 (stela)>는 굉장히 훌륭한 사운드를 갖고 있는데, 캐릭터가 위기상황에 빠지게 될 즈음엔 종전까지 흐르던 아름다운 관현악 음악이 줄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며 심상치 않은 리듬으로 변하는 등 절로 플레이어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사운드로 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게 사실 몰입도의 원천 중 하나입니다.

제가 공포게임을 아주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훌륭한 공포게임들은 모두 사운드 부터가 남달랐고, <스텔라 (stela)>역시 이런 면에서 아주 훌륭합니다.

끊어질 듯 들리는 바이올린 소리는 금세 몰입한 플레이어의 끊어질 듯 긴장한 신경 줄을 현 삼아 타는 바이올린 리듬처럼 느껴집니다.

 

 

 

초회차 엔딩까지의 총 플레이 시간은 제 경우엔 6시간으로 기록되어있는데요.

중간중간 멈춰가며 딴짓을 조금 했기 때문에 완전히 집중해서 하신다면 한 3시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당히 깨기 힘든 것으로 보이는 업적 중에 90분 안에 클리어라는 업적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여러 번 클리어 한 능숙한 플레이어 기준으로 90분 정도 걸린다고 유추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또 각종 퍼펙트 형태의 업적들이나, 추가적인 일러스트와 그와 관련된 게임 내의 스토리를 더욱더 깊숙이 알 수 있게 해주는 앨범 전시관 카드의 수집 등의 부가적인 콘텐츠도 있기 때문에, 다회차 플레이를 하라고 만든 게임 같습니다.

 

 

 

볼륨이 큰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 자체도 재미있고 처음 했을 때 몰입도가 상당히 좋으며, 게임 내부 아트의 미적이나 사운드적으로도 상당히 아름답게 표현된 부분이 많기에 누군가 관심을 갖는다면 초회차 플레이 정도는 과감하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소녀는 이 위험한 세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스텔라 (stela)> 리뷰였습니다.

 

저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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