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디즈니와 함께하는 블록 퍼즐, 디즈니 팝 타운 리뷰

  • 입력 2020.02.28 12:34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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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만화나 영화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게임은 일단 기본적인 팬층이 두텁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은 자신이 사랑한 캐릭터가 게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하고, 직접 주인공을 조작해 보고 싶어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만화나 영화가 어느 정도의 인기를 끌고 나면 반드시 게임화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드래곤볼 시리즈는 원작이 마무리 된지 거의 2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리메이크를 거쳐 게임이 나오고 있고, 최근에는 마블의 영웅 만화이자 영화인 어밴져스가 게임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원작기반 게임은 안정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의 틀에 얽메여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드래곤볼은 워낙 유명한 시리즈이기에 스토리가 모두 알려져 있고, 어밴져스는 크리스에반스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 로다주가 아닌 아이언맨을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원작의 틀에 얽메이지 않기 위해 등장한 것이 캐릭터의 IP(Intellectual Property)를 이용한 게임이다. IP게임은 쉽게 말해 원작이 되는 작품이 가진 세계관과 캐릭터를 가지고 원작과는 다른 종류나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걸 말한다. 원작 캐릭터가 지닌 매력은 유지하면서 원작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유명한 시리즈의 경우에는 다양한 장르로 여러 개의 IP게임이 개발되고는 한다.

 

최근 애니메이션 부분에서 가장 핫한 IP는 단연 디즈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다수 보유한 디즈니는 캐릭터 부자다.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미키마우스, 알라딘, 곰돌이 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들은 IP게임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225. 선데이토즈에서 이러한 인기 디즈니 캐릭터들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게임 이름은 디즈니 팝 타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블록 퍼즐 게임이다. 일전에 리뷰한 안녕 용감한 쿠키들과 같은 장르의 게임인 만큼, 필자가 플레이하며 느낀 차이점과 특장점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고자 한다.

RPG와 퍼즐이 만나다. 독특한 진행

블록 퍼즐 게임들이 항상 그렇듯이 스토리는 단순하고 일차원적이다. 어렸을 때 마을을 떠난 주인공이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친구와 함께 연극을 공연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한 스토리라고 하지만 그래도 블록 퍼즐 게임치고는 굉장히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블록 퍼즐 게임은 스토리라는 게 없는 수준과 다름이 없다. 그냥 끊임없이 퍼즐을 풀며 단계를 나아가는 수준.

하지만 디즈니 팝 타운은 조금 특이한 이야기 진행 방식을 차용했다. 게임은 주인공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마치 RPG 게임처럼 주인공이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디어디를 청소해라, 혹은 무엇을 만들어라 같은 퀘스트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별이라 불리는 재화가 필요한데, 이 별은 퍼즐 한 단계를 풀면 한 개를 준다. 결국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는 퍼즐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토리의 진행이 특이한데, 꽤 매끄럽기까지 하다. 주인공의 친구가 전설적인 연극 장인의 손자라는 설정. 연극이 잊혀지면서 마을이 황폐해졌다는 설정 등은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을 모두 아우르는 디즈니의 스토리와도 어느정도 맥이 닿아 있다. 중간 중간 등장인물의 대사도 약간 유치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옥의 티라면 주인공의 직업이 의심된다는 정도? 무슨 맥가이버도 아니고 주어지는 퀘스트 들이 공원을 정비해라. 무대를 새로 만들어라. 이런 거다. 주인공 친구는 연극배우라는 포지션이고, 주인공은 연출자라는 포지션 같은데, 연출자가 만능도 아니고. 뚝딱하면 계속 뭔가를 만들어낸다는게 약간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게임, 그것도 캐주얼 게임에서 현실성을 평가할 수는 없으니까. 충분히 용인할 만했다.

새로운 목표가 주는 참신함

대부분의 블록 퍼즐 게임은 대동소이하다. 같은 블록을 4개 연결하면 가로나 세로를 없앨 수 있는 아이템이 나오고, 5개를 연결하면 필드 내에 있는 같은 블록 모두를 없앨 수 있는 아이템이 나온다. 애니팡도 그랬고, 얼마 전에 리뷰했던 모바일 게임, 안녕! 용감한 쿠키들 역시 이러한 기본적인 시스템에는 변함이 없었다. 디즈니 팝 타운 역시 블록을 연결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하지만 목표로 설정되는 부분이 조금 더 다양하고 특색있다.

블록 퍼즐 게임은 레벨 클리어 목표는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다. 박스를 몇 개 이상 격파하기, 특정 블록을 몇 개 이상 격파하기, 혹은 얼음을 몇 개 이상 격파하기 등. 단순하고 명료한 목표를 제시하고는 한다. 하지만 디즈니 팝 타운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예를 들어보자. 주인공과 친구가 필드에 직접 등장, 이들을 별까지 이동 시켜주는 목표가 있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독특하다. 친구를 스위치까지 먼저 이동시켜서 새로운 길을 뚫어야 할 때도 있고, 길을 막고 있는 박스나 얼음을 먼저 깨야 할 때도 있다. 가장 신박했던 건 구름이다. 블록을 이용해 구름을 없애면 구름이 하나의 길을 구성하는 것이다. 한번 지나간 구름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데, 이걸 다시 없애면 구름이 다시 앞으로 나가 길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목표로 인해 지루할 틈이 없고, 매번 새로운 목표로 인해 감탄하면서 플레이 했었다.

캐릭터 고유 효과 같은 스킬도 존재한다. 코스튬에 따라 캐릭터 스킬이 달라지는데, 이 코스튬은 황금 럭키박스를 통해 랜덤으로 구입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황금 럭키박스는 현금으로 얻을 수 있는 루비를 통해 얻을 수도 있고, 행운 룰렛 등으로도 얻을 수 있다.

만화를 보는 것 같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

캐주얼 게임답게 그래픽에는 원색이 많이 사용되었고, BGM도 무난하다. 그냥 듣고 있으면 어깨가 살짝 살짝 두둠칫 하는 정도. 인상적이었던 건 무엇보다 작중 마을에 대한 묘사다. 보통 블록 퍼즐 게임은 퍼즐, 퍼즐, 퍼즐, 이벤트, 퍼즐, 퍼즐, 퍼즐, 이벤트.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이건 개발사 탓이 아니라 장르의 특징이자 한계다. 하지만 디즈니 팝 타운은 이런 진행방식에 마을 꾸미기, 탐사라는 작지만 유의미한 단계를 추가해 두었다.

게임의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디즈니 팝 타운은 마을을 꾸미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스토리를 진행해 가면서 마을을 배경으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6개의 연극, 미키 마우스, 곰돌이 푸, 겨울왕국 등을 공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을을 꾸미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묘사가 꽤 잘 되어 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전체적으로 마을이 황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리에는 쓰레기가 돌아다니고, 마을 건물의 색은 칙칙한 회색이나 빛바랜 빨강색이다. 하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여기 저기 청소를 하고 다니다 보면 어느새 화사한 느낌을 주는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퍼즐을 풀지 않을 때,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을 때는 그냥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구경이라는 것이 굉장히 단순해서 그네타기, 벤치에 앉기 정도지만, 그거라도 있는 게 어딘가. 마을을 청소할 때마다 새로 지어지는 구조물은 3가지 예시 중에 플레이어 입맛에 맞는 걸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나만의 마을을 꾸미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좀 더 디즈니의 색이 묻어있었다면.

충분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디즈니 팝 타운도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다. 챕터 자체가 디즈니의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거고, 163종에 이르는 코스튬도 디즈니에 나오는 캐릭터를 묘사한 만큼 디즈니 IP를 적극 활용한 점은 눈에 띈다. 하지만 그 퀄리티가 굉장히, 조금 많이 아쉽다. 코스튬은 위에 조그맣게 나와 있는 원작의 그림을 보지 않으면 그 특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특색이 명확하지 않다.

디즈니의 IP를 다수 활용해 만들었고, 게임 이름에도 디즈니가 들어가 있으면 조금 더 과감하게 디즈니 IP를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GM으로 렛잇고가 흘러나오고, 토이스토리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면. 블록 하나하나의 구성을 미키마우스, 올라프,. 푸우로 했었더라면. 조금 더 풍성하고 볼거리 많은 디즈니 IP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디즈니를 좋아하고 캐주얼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디즈니 천국인 IP게임을 원하는 이에게는 조금 아쉬운 게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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