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2D 액션 로그라이크, PC Metal Unit 리뷰

  • 입력 2020.02.10 17:28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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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는 국산 게이머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회사다. 게임포털 피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로 불렸던 네오위즈.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무려 10년 넘게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배급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게임회사다. 그런 네오위즈에서 배급하는 도트 감성의 로그라이크 게임이 24일 출시되었다. 바로 Metal Unit(이하 메탈유닛)이다. 개발사는 젤리스노우스튜디오로 메탈유닛은 32019 부스타(Bu:Star) 챌린지 게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여러 모로 그 게임성이 인정받은 신작이다.

로그라이크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던전과 전략이 가미된 정통 로그라이크보다는 조금 더 액션이 가미된 게임이다. 국산 로그라이크 게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던그리드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그보다는 확실히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는 점이 많이 보였다. 꽤 완성도 높은 수준에서 출시되었지만, ‘앞서 해보기게임으로 출시되었다.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게임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뜻!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게임, 메탈유닛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에서 비참 한 스푼을 더하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2D 도트게임에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는 건 바로 스토리다. 편견이라면 편견일 수 있지만, 그래픽이 도트거나 2D면 자연스레 볼륨도 적고 스토리도 가벼울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메탈 유닛은 그런 필자의 편견을 처참히 깨부순 게임이다.

일단 스토리가 깊이가 있다. 솔직히 처음에 인트로 부분에서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 거기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을 받은 게임이라고 해서 조금 더 무게감 있을 줄 알았는데, 게임의 주요 적으로 설정된 괴물들의 우스꽝스러운 생김새라니. 슬라임의 모습에 동글동글한 눈이 달려 있는 메인 빌런이 귀여워서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반적인 스토리나 분위기는 무게감 있는 편이었다.

가까운 미래, 갑작스럽게 등장한 외계인(이 외계인이 귀엽게 생긴 거다)으로 인해 인류는 생존을 건 전쟁을 시작하고 그 최전선에 있는 게 로봇을 타고 싸우는 소녀들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흔하디 흔한 설정이지만, 이 안에 숨겨진 진실과 세세한 설정은 꽤 무겁고 흥미진진한 것들이다. 주인공은 언니를 위해 싸움을 시작했는데, 언니는 외계인 편으로 돌아섰고, 주인공이 속해 있는 집단은 계속해서 주인공에게 뭔가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나 죽었을 때의 연출은 가볍지 않은 진실이 감춰져 있음을 계속해서 암시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혀 가볍지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다.

액션에 로그라이크가 섞이다

메탈유닛은 기본적으로 2D 도트 액션 게임이다. 로그라이크에 액션이 가미되었다기보다는 액션게임에 로그라이크가 첨가된 느낌이랄까. 그만큼 액션의 비중이 높다. 액션게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조작해야 할 키가 많고, 모든 버튼을 조합해서 전투를 이어나가게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근접공격과 원거리 공격. 여기에 필살기 하나와 패시브 효과 2개가 있고, 마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보조 무기 하나가 더 있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쉽고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에피소드의 시작은 항상 기지에서 시작한다. 이 기지에서 무기나 포션 등을 구입해서 지정 맵으로 향하면 된다. 처음에는 기지에서 간단한 무기와 포션만 구입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체의 업그레이드나 무기합성 같은 것들도 할 수 있게 된다. 맵으로 향했을 때 어떤 스테이지가 나올지는 랜덤이다. 숲 맵이 있다고 해도 이걸 깨기 위해 두 번, 세 번 시도할 때마다 다른 형태의 스테이지가 랜덤으로 배치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총과 칼은 허약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서 반드시 맵에서 무기를 얻어야 하는데, 이 무기 얻기는 의외로 쉬운 편이다. 스테이지 2개 혹은 3~4개를 깰 때마다 휴식처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비밀 연구실에 들어가 스테이지 하나를 깨면 쓸만한 무기를 주니 초반에는 비밀 연구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화폐는 크게 골드와 연구 포인트가 있다. 골드는 적을 죽일 때마다 일정량이 떨어지며, 연구 포인트는 보물상자에서 얻거나, 죽을 때 보유한 골드량에 따라 산출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연구 포인트. 메탈유닛은 특이하게 죽을 때마다 그 때까지 보유한 장비나 골드가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게 난이도를 높이는 주 원인인데, 자세한 건 밑에서 서술하겠다.)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 바로 연구 포인트. 계속 쌓인 연구 포인트를 가지고 처음에 포션이나 무기 두어개만 구매해서 시작해도 한결 안정적인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죽고 죽고 또 죽고. 왜 여기서 유다희 양이?

시스템과 연계되는 부분이 바로 난이도인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하면서 어렵기로 악명 높은 세키로, 다크소울 시리즈를 떠올렸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너무 성급하게 플레이하는 필자의 성향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플레이하면 할수록, 이게 개발사가 의도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개발사는 애초에 게임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2회차 시스템. 이 게임은 따로 저장 포인트가 없다. 굳이 저장 포인트가 있다면 에피소드 하나를 깼을 때랄까. 그 말은 에피소드 하나를 깨기 전에 죽으면 그 에피소드를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피소드 하나당 깨야 할 스테이지는 대략 9~10.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해 보면 이게 굉장히 어렵다. 등장하는 적들은 패턴도 단순하고 기본칼질과 총 몇 방에 죽지만 의외로 이것들을 한 대도 안 맞고 깨기는 쉽지 않다. 슈퍼마리오를 하면서 거북이에게 한 번도 안 맞아본 사람은 없지 않은가! 그와 비슷한 이치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처음에 부여된 30HP로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한 번 죽으면 연구 포인트를 제외한 모든 무기가 사라지는 시스템 역시 난이도를 강제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지금도 너무 아까웠던 게 필자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운 좋게 전설 총을 얻었을 때다. 기관총처럼 난사가 가능하고 데미지도 준수한 총 덕분에 20번 트라이하면서도 가보지 못한 보스까지 갔고, 엄청 수월하게 보스를 깼다. 호기롭게 다음 에피소드에 도전했지만 패턴이 한결 복잡해진 새로운 적들에게 허무하게 죽어버렸다. 필자에게 남은 건 12의 연구포인트와 기본 총, 칼 뿐.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 게임을 하는 내내 계속되면서 스트레스를 준다. 조작이 어렵지도 않고, 길 찾기도 쉽지만 결코 만만히 볼만한 게임은 아니다.

도트에서 만나는 수준급 연출

메탈유닛은 최근 발매되는 실사 그래픽의 게임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그래픽이 떨어진다. 80년대, 90년대 유행했던 도트 그래픽이니까. 하지만 메탈유닛은 도트그래픽에서도 충분히 화려하고 멋진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수십 종에 이르는 무기들은 각기 다른 연출을 보여주는데, 모든 연출 하나하나가 화려하고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회피기인 대쉬 역시 마찬가지. 회피로 적의 공격을 피할 때 시간이 느려지면서 회피모션이 그림자로 하나하나 보여지는데, 이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주요무기와 보조무기의 종류는 수십 가지. 새로운 무기를 얻으면 이 무기의 연출은 어떠할지가 궁금해서라도 써보곤 했다. 무기마다 적을 끌어당기거나 공중공격이 가능하다거나 하는 식의 다양한 특색이 있어서 자신만의 무기조합을 만들어 플레이할 수도 있다.

타격감도 굉장히 좋다. 도트게임의 타격감이 좋기는 쉽지 않은데, 메탈유닛은 그 어려운 걸 굳이 구현해 냈다. 근접무기와 원거리 무기, 심지어 보조무기에 이르기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은 무기가 없어서 어떤 무기를 활용해도 도트 액션 특유의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호불호가 명확한 게임. 신중히 선택하자.

메탈유닛은 액션성이 꽤 뛰어난 2D 도특기반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무겁고 어두운 스토리에 묵직한 타격감이 얹혀진, 제법 중량감 있는 게임 메탈유닛. 게임의 기반이 되는 액션이 수준급으로 재미있기에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지만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액션을 좋아하고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이들은 도트게임에서 구현된 화려한 연출에 매료될 수 있지만, 무거운 게임을 싫어하는 이들은 스트레스만 받을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수작 게임임은 분명하지만,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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