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국산 공포게임 PC The Coma2 리뷰
웰메이드 국산 공포게임 PC The Coma2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0.02.0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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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필자는 공포게임을 굉장히 싫어한다. 싫어한다기보다는 플레이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음산하고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BGM이 흘러나오면 스피커를 꺼버리고, 공포게임을 할 때는 갑자기 등장할 괴물이나 귀신에 대비해 모니터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플레이한다. 장르도 모르고 플레이했던 암네시아는 10분도 지나기 전에 꺼 버렸고, 호러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으면 그게 영화든, 소설이든, 게임이든 쳐다도 보지 않는다. 호러게임의 대명사인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 역시 호러성이 줄어들고 액션성이 훨씬 가미된 5,6만 플레이했고, 명작 호러게임이라 칭송받는 7편과 리메이크는 플레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호러 게임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호러게임의 단골소재인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긴장감. 비극의 요소를 다 때려 박은 것 같은 안타까운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요소다.

개인적인 호불호는 차지하고서라도 호러게임은 그렇게 엄청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다. 필자처럼 공포게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이머는 굳이 찾지 않고, 반대로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호러게임이 무섭지 않다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모든 공포게임은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과 더욱 더 무서운 연출을 하려는 양 극단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 출시된 코마는 인디게임으로는 공포게임의 균형을 잘 잡았다는 평을 받았었다. 2020. 전편에 이어지는 코마2가 출시되었다. 방 안에 불을 활짝 켜 놓고 덜덜 떨면서 플레이한 코마2에 대한 평을 해볼까 한다.

전편에 이어지는 스토리.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코마2는 코마1에 이어지는 스토리다. 주인공인 박미나 역시 전작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이고, 게임의 목표 역시 전작의 주인공인 영호를 깨우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전작과 관계가 깊고, 세계관이나 인물간의 관계 역시 이어지고 있어서 전작을 플레이해 본 이들은 보다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현실의 이면세계인 코마라는 곳에서 증오의 자매들을 비롯한 악랄한 존재들로부터 몸을 지켜가며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것이다. 주인공은 박미나라는 여 고등학생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스토리의 중심 축은 코마에서 활동하는 유령자경단원들과 코마1의 주인공 영호가 이끌어간다. 정작 주인공인 박미나는 어쩌다 코마에 꼬여든 불쌍한 민간인 취급이랄까. 전작부터 이어진 꽤나 밀도 있는 스토리인지라 세세한 설정 하나하나가 짜임새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작을 통해 코마를 접한 나 같은 뉴비들을 위한 배려는 조금 부족해 보였다. 따로 세계관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도 않은데,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인원이 갑자기 등장해서 스토리를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영호가 누군지, 유령자경단원들은 누구며 코마는 무엇인지. 계속 플레이하다보면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로 어렴풋이 어림짐작하는 부분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현 상황을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아서 이해가 힘들었다.

앞에서도 계속 말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잘 잡혀있는 편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얻을 수 있는 수상한 쪽지를 통해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나 감정도 알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컨셉이 잘 잡혀 있고 나름의 사연에 대한 복선도 자연스럽게 깔려있어 인물에 대한 몰입도도 괜찮은 편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주인공인 박미나가 워낙 멍청(?)하고 부주의하다는 건데, 주인공이 무모한건 공포게임에서 사건을 이어나가기 위한 클리셰라고 보면 되니까.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이 게임의 모든 것. 킬러

게임의 시스템은 1편과 유사하다. 라이터를 든 주인공이 맵을 지나다니며 필요한 재료나 물건을 구해서 탈출, 혹은 특정 퀘스트를 완료하는 식이다. 지나다니는 길에는 매복해 있는 셰이드, 함정, 몬스터 등이 있는데, 대부분이 간단한 조작으로 피해갈 수 있는 수준의 간단한 함정들이다. 정작 게임의 긴장감을 높이는 것은 메인 빌런인 킬러, 꼭두각시의 존재다. 게임 타이틀에도 나와 있는 기괴한 여자 모습의 귀신인데, 송지현 선생님의 얼굴을 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스테이지에서 이 킬러를 피하며 도망다니는 것이 게임의 주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처음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끄고 싶었던 순간이 바로 이 킬러를 처음 마주한 순간이었다. 섬뜩한 비명소리를 내지르면서 기괴한 모습으로 쫓아오는 킬러의 모습은 꿈에 나올까 무서운 것이었고, 필자는 팔뚝에 돋아난 닭살을 애써 무시하며 플레이를 이어나가야 했다.

킬러는 크게 2가지 상태로 나뉜다. 송지현 선생님의 얼굴이 남아있는 약한 상태에서는 단순히(?) 식칼을 휘두르는 수준으로 직접 마주해도 피 하나가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모습이 기괴하게 변하는 강한 상태의 킬러는 마주했을 때 버튼입력에 실패하면 그대로 즉사하게 된다. 강력한 몬스터로 게임 내내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킬러지만 피할 방법은 많다. 하이힐 소리가 들리면 숨을 곳을 찾아 지나가길 기다려도 되고, 메이스가 있고 버튼입력에 자신 있다면 정면으로 향해서 떼어내도 된다. 킬러가 등장하는 곳은 무작위라고 하지만 일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출몰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미리 숨을 곳을 기억해 놓는 플레이도 중요하다.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가 어둡고 음침하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집대성 해 놓은 화룡점정이 킬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킬러의 존재는 게임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다.

부드러운 일러스트와 쫄깃한 BGM의 조화

공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그래픽과 BGM이다. 인간은 시각과 청각을 통해 공포감을 느끼는 법이니까. 코마2는 그래픽과 BGM이 모두 수준급이다. 2D 횡스크롤 게임이 대부분 도트그래픽인 것과 달리 코마2의 그래픽은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활용해서 깔끔한 편이다. 움직임도 부드러워서 조작하는 맛이 있다고 할까. 웹툰의 캐릭터를 내가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발사도 자신들의 이런 장점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스테이지를 옮겨갈 때마다 보여지는 컷신을 웹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출이 눈에 띈다거나 기억에 남을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기에 게임 플레이에 지장은 없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존재하는데, 캐릭터마다 모델링이 특색 있고, 예쁘게 구현되어 있다. 전작보다 훨씬 다양한 맵도 칭찬할 부분이다. 전작에서는 학교 내에서 거의 모든 일이 일어났지만, 코마2에서는 학교와 경찰서, 병원, 도깨비시장, 역 등 무척 다양한 맵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든 맵이 실제 한국의 특정지역을 모델로 만들어진 거라 현실감이 높으며 세세하게 구현되어 있다.

공포영화의 생명인 BGM도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잔잔하고 음산한 BGM은 긴장감을 높여주고, 킬러가 나타났을 때 바뀌는 빠른 템포의 BGM은 게이머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효과음도 게임의 한 요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진행에 많은 역할을 한다. 킬러가 같은 층에 있고 플레이어가 발각되지 않았을 때, 또각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또 공포감을 한껏 자극한다. 소리가 들리면 근처에 킬러가 있다는 뜻이기에 서둘러 숨거나 다른 층으로 도망가야 한다.

무덤덤해지는 공포감과 잦은 이동

공포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공포게임에 기대하는 건 아마도 극도의 공포감일 것이다. 공포감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른 부분이라 같은 게임을 해도 다르게 느끼기 마련. 서두에서 밝혔듯 필자는 공포라는 콘텐츠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코마2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지 못한 부분이 있다. 겁쟁이의 시선에서 보자면 코마2는 무서운 게임이다. 공포부분 뿐만 아니라 게임적으로도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이어질 스토리가 궁금해 진행을 서둘렀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공포감이라는 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적어지는 느낌이었다. 메인 빌런이 킬러 하나고 그 패턴도 항상 비슷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실제로 필자 역시 1스테이지 때는 킬러에게 잡히기 싫어 천천히 걸으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했지만, 3스테이지, 4스테이지쯤 되자 잡혀도 탈출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마구 뛰어다니며 진행했다. 자주 보는 적에 대한 면역성이랄까. 상 겁쟁이인 내가 이럴 정도니 강심장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2스테이지, 3스테이지쯤 되면 공포부분에서는 크게 즐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잦은 이동과 세세한 곳에서 느껴지는 의도적인 불친절이었다. 작중에서 주인공 박미나는 거의 심부름꾼과 다름이 없다. 어디 가서 뭘 가져오라는 퀘스트가 주를 이루고, 이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맵 전체를 돌아다녀야 한다. 맵은 지도도 있고, 기억하기 복잡할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 반복적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지루한 것은 사실이다. 퀘스트 목표가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장소를 의미하는 힌트만 주기 때문에 혼자 머리를 굴려 다음 장소를 생각해 내야 한다. 이건 플레이어를 좀 더 몰입하게 하기 위해 개발사가 의도한 부분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상한 쪽지라 일컬어지는 서브 스토리. 각 스테이지의 중심인물에 해당하는 캐릭터의 사연이나, 과거 이야기가 담긴 6~8페이지에 달하는 쪽지인데, 이게 진행 순서대로 등장하는 게 아니다. 마지막 부분이 가장 처음에 등장할 수도 있고, 중간 부분이 뜬금없이 나올 때도 있어서 처음에는 스토리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나중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야 전체적인 스토리를 알 수 있게 해 놓은 부분은 조금 성가셨다.

긴장과 공포를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

코마2는 웰메이드 공포게임이다. 텍스트량이 많은 편이고, 공포를 유발하는 메인빌런의 종류도 하나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플레이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특히 전작의 찜찜한 결말이 신경 쓰였던 게이머라면 이번작에서 상당부분 의혹이 해소되니 꼭 플레이해보길 권장한다.(그와 별개로 엔딩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가성비도 굉장히 좋은 편이기에 공포게임을 즐겨하고, 적당한 긴장감을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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