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보여주는 원초적 재미, PC 'Flat Heroes' 리뷰
단순함이 보여주는 원초적 재미, PC 'Flat Heroes' 리뷰
  • 더키드
  • 승인 2020.02.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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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포머'. 아주 단순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이 게임 장르는 복잡함보다는 직관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즐거움을 목적으로 한다. '오락', '레트로', '인디', 최신 게임 엔진' 등 플랫폼이나 기술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시대에 걸쳐 꾸준히 사랑받아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3D 그래픽이나 가상현실, 증강현실 같은 최신 기술보다 '점과 선'의 2D에서 맛볼 수 있는 단순한 재미는 '원초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미니멀리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장르가 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맞추거나 피하거나', 혹은 '죽이거나 죽거나'.

 

이렇게 놓고 봤을 때 '플랫포머'라는 장르는 다른 게임과 달리 '덜어내는 게임'이다. 다른 장르의 게임은 스토리, 캐릭터, 아이템, 다양한 콘텐츠 등 많은 것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빼곡하게 채워 넣는 것이 미덕이다. 하지만 이 '플랫포머'에서는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덜어내고, 복잡함을 걷어내는 것에서 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인디 게임 개발사 'Parallel Circles'가 내놓은 'Flat Heroes(이하 플랫 히어로즈)'는 최근에 접한 게임 중 '단순함의 미학'이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이다. 'A minimalist epic adventure'라는 설명만큼 '덜어내는 것' 그리고 게임의 '원초적 재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줬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 과연 게임이 이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한 번 소개해볼까 한다.

'플랫 히어로즈'는 정사각형을 조종하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오래전 녹색 화면 혹은 흑백 화면의 286, 386 컴퓨터와 CRT 모니터를 사용하던 시절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 당시처럼 단순하고 밋밋한 게임은 아니다. 2020년에 맞춰 역동적이며, '피하는 것'이 전부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압축된 액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굳이 그럴싸한 말을 붙여보자면 '미니멀리즘 액션' 정도가 될 것 같다.

 

게임의 기본은 정사각형의 스테이지에서 작은 정사각형을 움직이며, 정사각형이 아닌 '다른 것'들을 피하는 것이다. 이 '다른 것'들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미사일, 유도탄, 레이저, 탱탱볼 같은 것들이다. 모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플레이어를 못살게 구는 것에서는 같다. 레트로 게임 '갤러그'나 '인베이더', 혹은 '팡' 같은 게임을 떠올리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게임은 총 10개의 월드가 있으며, 각 월드는 14개의 스테이지와 마지막 보스전을 포함하고 있다. 각 월드와 스테이지마다 조금씩 특징이 있으며, 등장하는 '다른 것'들 역시 새로운 패턴이 추가되기도 하고, 복잡한 형태로 등장하기도 한다.

 

'플랫 히어로즈'는 무조건 피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쉬'라고 부를 만한 이동기술과 일종의 '공격'과도 같은 작은 파동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른 물체에 닿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는 빨리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미사일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빨리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벽이든 바닥이든 '유도'하는 정도의 센스는 필요하다. 게임의 후반부에는 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확한 타이밍에 맞춘 공격'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하는 것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스테이지의 안에 등장하는 다양한 '플랫' 소위 말하는 '작대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평은 물론이고, 수직인 작대기에 달라붙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서 미사일을 피하거나 숨을 공간을 빨리 찾아야 한다. 물론 컨트롤이 된다면, '탄막 슈팅 게임' 처럼 다 피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정도로 만만하게 설계된 게임은 아니다.

'플랫 히어로즈'는 단순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른 것은 다 걷어냈지만 알차게 담은 것 하나. 바로 '컨트롤'이다. 간혹 이런 '플랫포머'기반의 '탄막 액션 게임'이나 '리듬 액션 게임'을 접목한 게임들은 컨트롤이 엉망인 경우가 있다. 특히 템포가 빠르고, 타이밍이 중요한 게임에서의 '컨트롤'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좌우 이동을 기본으로 '대쉬', '2단 점프', '파동 공격'이 전부이지만, 움직이나 스킬 사용이 굉장히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고, 불편하거나 어색함이 없다. 물론 처음 조작감을 익히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액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게임 시작의 '패드 사용을 권장하는 이유'는 조금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금방 알게 된다.

 

각 스테이지에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정사각형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고, 스테이지의 벽이나 모서리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무조건 벽이라고 다 붙거나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피지컬'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게임이다.

 

난이도는 비슷한 다른 장르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극도로 어려운 스테이지가 거의 없다. 각 스테이지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로딩도 길지 않다. 월드가 따로따로 구분되어 있다기보다는 통째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전에 등장한 패턴들을 천천히 익히고, 스테이지를 파악하다 보면 하나의 월드를 금방 클리어할 수 있다.

 

월드의 마지막에는 '보스'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다양한 패턴들을 아주 그럴싸하게 사용하는 보스들은 무작정 피하기보다는 스스로 파괴되도록 적절하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버티기도 중요하고, 보스들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 아마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레트로 게임, 혹은 오락실에서 한 번쯤은 해봤을 게임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단순하지만 재밌네' 라고 생각하고 말았다면 게임을 반 정도는 즐긴 것이다. '플랫포머'라고 한다면 게이머의 도전 욕구를 부르는 모드가 있다. '플랫 히어로즈' 역시 일종의 '하드코어' 모드인 '서바이벌'과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전'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서바이벌' 모드는 말 그대로 하나의 목숨으로 최대한 오랫동안 생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동안 캠페인에서 경험해온 많은 패턴들이 복잡하게 등장하는 만큼 '플랫 히어로즈' 최고의 난이도를 겪어 볼 수 있다. 서바이벌 모드에서는 생존 시간이 리더보드에 기록되어 다른 유저들과 자신의 기록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이 단순한 게임을 '인싸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멀티플레이' 때문이다. '플랫 히어로즈'는 최대 4인 로컬 플레이가 가능하다. 캠페인을 서로 협동 플레이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나오기는 매우 힘든 조건이긴 하지만, 인원과 장비만 갖춰진다면 4명이 하나의 스테이지를 함께 플레이할 수도 있다. 4명 중 1명만 살아남아서 클리어하면 되니 혼자서 할 때보다 훨씬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대전' 모드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프로레슬링의 '로얄럼블'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온라인은 지원되지 않고, 4인 로컬 플레이만 가능하다. 물론, 다른 3가지 정사각형을 AI로 설정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AI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니 크게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캠페인과 달리 서로 다른 정사각형들이 살아남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고, 말 그대로 '정신없이 우당탕'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함께 플레이할 경우 누가 끝까지 살아남았는지, 누가 제일 많이 죽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혼자서 캠페인을 플레이하거나 서바이벌에 도전하면서 집중할 때와는 다른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혼자 캠페인 플레이를 선호한다면 'PC'나 'PS4' 크게 차이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패드의 맛도 좋지만, 닌텐도 스위치의 '조이콘'이 있으면 적어도 두 명은 함께할 수 있다. 혼자서 혹은 친구와 가볍게 한판 하기에 최적화된 기종에 어울리는 게임이다. 

 

사실 '플랫 히어로즈'를 처음 봤을 때는 '뭐야 이 무성의한 그래픽. 인디게임의 허세가 가득하네. 근데 13,000원이나 해? 차라리 동네 치킨이나 하나 사 먹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랫 히어로즈' 검색하다가 읽게 되는 이 리뷰와 유튜브의 동영상만 본 게이머들 역시 '그다지 재밌어 보이진 않는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글과 사진만으로는 '정사각형'의 보여주는 액션을 직접 경험해보기가 어렵다.

 

망설이는 게이머들은 '플랫 히어로즈 데모'가 있는 만큼 꼭 데모를 플레이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복잡한 콘텐츠를 덜어낸 자리를 메꿀 만큼 꽉 채운 게임 볼륨과 다양한 패턴에 반응하는 재미를 조금은 느껴볼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원초적인 재미를 담아내는 게 어떤 것인지, 정말 필요한 것만을 남겨놨을 때 어떤 식으로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게임 중의 하나가 '플랫 히어로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볍게 한판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 캐쥬얼하게 즐기면서도 뭔가 도전할만한 게임을 찾는다면 꼭 해봐야 할 게임이다. 단순함의 미학이 어떤 것인지, 게임이 미니멀리즘을 만나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다면 '플랫 히어로즈'를 꼭 플레이해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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