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Coffee Talk - 어서오세요, 커피토크입니다 :D

  • 입력 2020.02.03 12:13
  • 수정 2020.02.03 12:53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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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이라는 드라마를 알고 계신가요 ? 

화려하지도 규모가 넓지도 않은 소박한 식당에,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무언가에 홀린듯 걸어들어와 먹고싶은 음식을 주문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식당 주인은 그들의 대화에 일일이 끼어들지는 않지만, 꼭 필요할때는 개입하기도 하고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기만 할때도 있죠.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채워지는 "힐링 드라마" 인 셈입니다. 이 드라마가 더 마음에 와닿는건 아마도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주 독특하거나 유별나지 않은, 우리 주변에 꼭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오늘 리뷰할 "커피 토크" 는 , 어쩌면 이러한 심야식당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게임입니다.

조그맣고 소박하지만 원하는 커피 한모금을 마시고 나면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커피토크" 카페로, 한번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토크에서 플레이어는 손님의 숫자가 적음에도, 단순히 본인이 밤 시간을 좋아해서 카페를 여는 주인장이 됩니다. 그런 카페에 늦은시간 따뜻한 걸 마시고 싶어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된 내용인데요.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원하는 음료를 주문한 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자신들의 사연을 쏟아놓습니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역시도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카페에 찾아오고, 그들이 원하는 음료를 제조해주는" 이 플롯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리고 나면 그저 인물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전부에요. 뭐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그것을 맞출 필요도, 분기점에서 선택을 할 필요도, 그렇다고 해서 머리를 써야하는 퍼즐요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커피를 만들때도, 잘못 만들었다고 해서 패널티가 부여되지도 않고 심지어는 커피를 만들때 그 흔한 "타이머" 하나 없이 정말 여유있게 만들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커피의 레시피들도 비교적 쉬운 편이고, 등장인물들이 해당 레시피를 어느정도 알려주기도하며 한번 만든 것에 대한 레시피는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요.

그저 실제 카페 주인처럼, 음료 한잔 만들어주고 그냥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임인 셈이죠. 경영 시뮬레이션이나, 심도있는 스토리 어드벤쳐 게임을 기대하셨다면 이 게임은 그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게임입니다.

 

 

"커피타임" 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손님들이 원하는 "정확한" 음료를 만들어 주는 건데요. 사실상 게임으로써의 유일한 "컨텐츠"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손님들은 제각기 원하는 음료를 주문합니다. 예를 들면 달면서 쓰지 않은 커피라던가, 특정 커피 이름 (EX : 테타릭) 등을 지칭하기도 해요. 레시피에 나와있지 않은 커피들은 정확한 재료를 순서에 맞게 투입해야만 음료가 완성되기도 하고, 정해진 레시피나 이름이 없는 음료들은 그저 재료를 손님이 주문한데로 정확하게 배합하기만 하면 맞아들어갈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요청받은 음료를 정확히 전달하고나면, 해당 인물들의 SNS페이지가 조금씩 해금되어 그들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어요. 이러한 음료의 정확도에 따라 이야기 진행 역시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기본적인 게임의 배경은 2020년 시애틀을 무대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세계관은 늑대인간이나 서큐버스, 흡혈귀 그리고 인간형태로 변할 수 있는 고양이 등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종족들은 각각 처해있는 배경상황이나 개성도 확실하게 설정되어 있는데요.

늑대인간들은 분노억제를 위해 진정제를 찾아다니고, 흡혈귀들은 영원불멸의 생명력때문에 탱탱함을 유지하는 피부를 활용해 화장품 광고모델로 살아갑니다. 또한 엘프는 지나치게 고귀한 것들에만 집착하는 등, 이래저래 짧은 플레이타임에도 설정해야 할 것들은 제대로 잡아둔 모습이었어요.

 

 

그러나 그 속에서 손님들이 풀어내는 사연과 캐릭터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조용히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며 소설을 쓰는 사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비련의 커플, 꽉 막힌 아버지가 갑갑한 소녀와 그 딸을 보며 자신을 원망하는 아버지, 그리고 의사소통을 배우기 위해 사회에 뛰어든 미지의 우주인 등 종족만 낯설 뿐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던 것들이에요. 

흔한 우리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누군가는 그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 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주인공은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NPC들 끼리 이야기의 결론을 향해 달려가고 플레이어는 그저 지켜보는 식의 진행구도가 훨씬 많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그야말로 카페 주인이 되서 지켜보기만 하는거에요.

 

 

컨텐츠가 이렇다보니, 게임속에 나오는 배경이나 장면들도 아주 한정적입니다. 그저 카페의 1인좌석 4개와 10명이 채 안되는 등장인물들이 번갈아서 등장하죠. 단순히 "게임"으로써 즐길 수 있는 요소나, 도전해서 극복해야할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한다기보다는 짧은 소설을 하나 읽는다고 생각하시는게 좋을거에요.

그래서인지 개발진들 역시도 의도적으로 "게임"으로써의 요소들을 전부 배제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소한의 커피 제조 정도만 플레이어에게 맡기고 나머지 "게임"의 요소들은 과감하게 삭제함으로써, 유저로 하여금 오롯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해둔 듯 했어요. 일반적인 커피집 사장게임 이다 하면, 재료 사고 재고확인하고 시간맞춰서 커피내리고 청소하고 인테리어 꾸미고 하느라 인물들이 풀어내는 이야기 따위는 관심도 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커피 타임에서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커피 한잔 내려주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면 됩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쁜 동화를 한편 읽는 느낌으로 말이죠.

 

 

도트로 구성되어있는 기본 그래픽이나 카페에서 재생할 수 있는 기본 BGM들 역시도 이러한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유별나게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게임의 맛을 돋궈주고 있어요.

또한 1회차 엔딩을 보고나면 크레딧 이후에 다소 놀랄만한 요소가 등장하는데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2회차로 유도하는 것 또한 좋았습니다. 특히 "그 사람"과의 대사를 통해 2회차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을 흘려줌으로써 무의미하게 모든 부분에서 집중하지 않을 수 있게 한 부분이라던가, 빨리감기를 통해 대사를 쭉쭉 스킵하더라도 1회차와 달라지는 부분에서는 자동으로 멈춰지는 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배려를 한 것들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스토리 모드 외에, 자유모드와 도전모드라는 별도의 게임모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유모드의 경우에는 정말 아무런 스토리도, 어떠한 주문도 없이 그저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아무 음료나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자유로운" 모드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배합을 실험해볼 수도 있고, 이것저것 마음대로 섞어볼 수도 있죠. 스토리모드에서 단순히 1회차 플레이만으로는 모든 음료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할 뿐더러, 레시피 도감을 전부 채우는 것 역시 사실상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자유모드를 통해 그런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셈이죠.

 

 

도전모드는 말그대로 "게임"으로써의 챌린지를 할 수있도록 준비되어있는 모드입니다. 플레이어는 제한 시간안에, 손님들이 원하는 음료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완성시켜야합니다.

모드의 시작부분에서는 비교적 단순하고 쉬운 음료들, 예를 들면 그냥 쓴 음료나 달기만 한 음료 , 과 같은 심플한 오더가 들어오다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난이도가 높은 음료를 주문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잘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죠.

물론 타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이나 타이쿤 게임에 비해 그 깊이는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확실한 메인 모드 외에 부가적으로 제공되는 만큼, 그 갈증정도는 채워줄 수 있는 모드였습니다.

 


 

 

"커피 토크"는 게임이라기 보다는 한권의 소설같은 느낌입니다.

시간에 쫓길 필요도, 정확한 레시피를 쫓아다닐 필요도 없어요. 그저 마음가는데로, 손님들의 오더대로 음료를 만들어서 한잔 건네보세요.

그리고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시다. 그러면 어느샌가 그 이야기에 공감해서 슬며시 미소짓거나,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오늘은 총싸움도, 협곡전투도 잠시 내려두고 카페 "커피 토크" 의 주인으로써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커피 한잔 해보는 건 어떠세요 ?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현실에서 흔히보던 그런 수수하고 흔한 사연들이 채워주는 잔잔한 감동을 경험하실 수 있을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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