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파타퐁2 리마스터 - ㅇㅇㅁㅇ! ㅁㅁㅁㅇ! X XX XX !

  • 입력 2020.02.03 11:51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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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게임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리듬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저같은 경우에는 얼마전 리뷰했던 DJMAX가 가장 상징적인 리듬게임이고, 모바일 에서는 한국가요가 다수 수록되어있었던 탭소닉도 꽤 기억에 남는 게임이었어요. 그 외에는 오락실에서 잠시 접해봤던 비트매니아라던가, 드럼을 활용했던 리듬게임도 꽤 오랫동안 플레이했었습니다. 대학교때 같은 수업을 들었던 형님의 PSP를 통해 DJMAX를 처음 접한 것처럼, 오늘 리뷰하게 될 파타퐁2 역시도 그 형님을 통해 알게된 게임입니다. :)

리듬게임임에도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쏟아져나오는데다가, 육성과 액션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잔뜩 들어있어서 꽤 재밌게 플레이했었는데요. 때마침 2020년 1월 30일에 PS4로 리마스터 되어 출시되었더라구요.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플레이한 이후에는 왠지 리마스터의 "ㄹ"만 들어도 싸늘해지는데요, 오늘 리뷰를 통해 한번 간단하게 파타퐁2 리마스터를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리듬게임들은, 이렇다할 메인 스토리 없이 곡을 선택하고 최고 점수를 갱신하는 것이 주된 컨텐츠죠. 

그러나 파타퐁2는 엄연한 메인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플레이어는 "신"의 존재가 되어서 게임속에 등장하는 퐁 부족을 데리고 세상의 끝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의문의 적을 만나기도 하며, 신비의 알을 활용해 새로운 것들을 얻기도 하고 필요한 아이템을 루팅해서 퐁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병과의 퐁을 소환할 수도 있죠. 게임은 다소 생소한 용어들과 정신없이 빠른 전개로 진행되지만 그래도 따라갈 수 있는 기본 줄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중간중간 진행 상황에 따라 베이스캠프의 NPC들이 떡밥을 꾸준히 흘려주는 등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스크린샷을 통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일겁니다.

커다란 눈하나에, 졸라맨을 연상시키는 팔다리로 대충 그려놓은 것 처럼 보이지만 이것들이 굉장히 귀엽고 캐릭터별로 그 개성을 잘 갖추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중요한 엔피씨들은 아주 커다란 투구를 쓰고, 독특한 무기를 들고 있기도 하며 다른 의상을 착용한채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일반 "퐁" 의 경우에는 무기가 다르거나 아주 큰 덩치로 등장하는데요. 분명 스페셜 NPC들에 비해 조금은 소박해보이는 디자인이지만, 병과별 특성들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쉽게 이 퐁이 어떤 병과인지 구분할 수 있음은 물론, 귀엽고 특색있는 디자인 덕분에 꽤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콘솔의 동그라미, 네모, 세모, 엑스 등 4개의 버튼을 적절히 혼합해서 알맞은 "리듬"을 연주해야 하는데요. 이를 통해 필드에 등장하는 장애물이나 적을 격파하고 해당 맵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파타퐁2는, 액션게임의 색깔이 생각이상으로 짙게 드러나는 편입니다. 각각의 리듬들은 공격, 회피, 전진 등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물론 병사 전체 점프라던가 상태이상에 무적 등 스페셜한 커맨드들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행상황에 따라 특이한 비트를 연주해서 맵의 날씨를 바꿀 수도 있죠. 이 게임이 굉장히 오묘한 건, 플레이어는 직접적으로 파타퐁을 움직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로지 퐁들은 "리듬"으로만 움직일 수 있어요.

이는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데로 100% 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의 리듬과 정확한 커맨드 입력도 신경써가면서, 현재 필드상에 어떤 적과 지형지물이 있는지를 끝없이 계산하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필드에서 전진하다보면, 궁수 퐁들의 눈매가 화난 눈매로 바뀔때가 있어요. 이건 궁수의 사정거리안에 적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전진 리듬인 (ㅁㅁㅁㅇ)를 잠시 멈추고, 공격리듬 (ㅇㅇㅁㅇ)으로 바꿔서 적을 미리 타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 적의 공격이 거셀때에는 방어 리듬을 연주해서 시간을 벌어야할때도 있는데요.

생각없이 무작정 공격만 하다보면 의외로 클리어가 어려울 때가 있기 때문에 적, 특히 보스들의 공격패턴을 잘 숙지해서 타이밍에 맞게 공격과 방어 리듬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이 정방향이냐 역방향이냐에 따라 아군의 공격 명중률이 현저히 차이가 나기도 해서 이러한 요소들 또한 끝없이 고려하면서 전투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일반적인 리듬게임들은 그냥 비트, 박자"만" 맞추면 되는데 파타퐁은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셈이에요. 액션에 리듬요소를 가미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파타퐁2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퐁"부대를 편성하고 각각의 병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는 파트이기도 하죠.

각각의 부대들은 장단점이 뚜렷하고 디자인 또한 아주 개성있게 설계되어 있어요. 게임 초반에는 활이나 창병 등 가장 기본적인 병사들을 데리고 싸우게 되지만 그다음으로 얻게되는 방패병을 통해 처음으로 "조합" 이라는 것을 마주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편성"에 관심을 갖게 되실겁니다.

 

 

이러한 일반 퐁 병사 외에 HERO라는 특수 캐릭터 또한 얻게되는데요, 이 캐릭터는 필드 진입전 클래스 전환이 가능해서 상황에 맞는 클래스를 정하는 것 또한 편성의 핵심중 하나입니다.

또한 각 클래스별로 다른 스킬을 쓸 수 있다는 점은 편성을 한층 더 전략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인데요. 예를 들어, 방패 클래스의 경우에는 리듬을 정확히 연주하면 아군 전체를 무적으로 바꿔주지만 히어로 본인은 공격을 할 수 없게 되버리는 스킬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잡아야할 잡몹이 많을때보다는 까다로운 보스몹이나 낯선 맵에 진입할때 골라야 하는 클래스인 셈이죠.

 

 

퐁들의 경우에는, 게임속의 "트리"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추가적으로 새로운 퐁을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트리는 단순히 업그레이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 상황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신규 클래스를 오픈해주기도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시스템 상으로도 새로운 퐁을 생산하기보다, 기존의 퐁을 레벨업 하는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이런식으로 퐁을 업그레이드 하게되면 단순히 성능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퐁의 디자인도 변해서 나름대로 하나씩 올려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나만의 부대를 편성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타일로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적인 액션게임에서는 그다지 인상깊은 요소는 아닐겁니다.

그러나 파타퐁 2는 "리듬게임"이에요. 리듬을 주제로 한 게임에서 이런 요소를 이렇게까지 활용하고 녹여낼 수 있다는 건 아주 신선했고, 덕분에 플레이하는 것이 몹시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갑갑했던건 "아이템"에 관한 부분입니다. 파타퐁2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앞서 말씀드렸던 퐁 업그레이드나 , 추가 생산에 사용되는데요.

이러한 아이템에 대한 정확한 루팅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때까지 주구장창 온 맵을 돌아야 해요. 설령 기다리던 아이템이 전투 중 등장했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파타퐁의 시스템으로 인해 놓쳐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퐁을 직접 조종할 수 없을 뿐더러, 아군 퐁이 적을 관통해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만약 적과 아이템이 겹쳐있거나 아이템이 적 뒤에 배치된 상황이라면 무조건 적을 죽여야 그것을 획득할 수 있어요. 물론, 아이템은 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증발합니다. 

만약 아이템 증발 시스템을 살리고 싶었다면, 확실히 어떤 아이템이 어디서 나온다고 명확한 장소라도 제공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워크래프트 3 : 리포지드가 그러했듯, 파타퐁 2 역시도 리마스터 타이틀과 함께 출시되었는데요. 전체적인 게임은 큰 문제없이 돌아갔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몇가지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업그레이드 하는 "트리" 부분에서 소리가 찢어지게 들리는 현상이 있다는 점도 아쉬웠지만, 가장 심각하게 느껴졌던건 바로 오프닝 컷씬 부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화질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건 무슨 옛날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로 재생하는 영상화질 마냥 그 품질이 매우 떨어집니다. 마치 개발진이 옛날 PSP 파타퐁 영상을 "그대로" 다운받아서 아무 보정이나 확인작업 없이 "그대로" 집어넣고 자막만 새로 단 것 처럼 보였어요. 이 영상 하나 갈아끼울 시간도 없었나요? 새로 영상을 만드는게 부담스러웠다면 화질이라도 좀 개선해서 넣던가, 설마 원본 영상을 잃어버렸나요 ? 

 

 

게임을 딱 시작하면 나오는 영상이에요. 보통 이 부분은 그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이런식으로 처리했다는 건 굉장히 아쉽습니다. 분명 인게임은 꽤나 즐겁게 플레이했고, 아주 큰 문제없이 원활하게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소한 문제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면 기존 팬분들이나 입문자들이 실망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개발팀들이 더 잘 알고 있을텐데 말이죠.

물론 "그 리포지드" 보다는 훨씬 훌륭한 타이틀이었습니다. 최소한 인게임 화질은 괜찮았거든요. 자막도 제대로 나왔구요.

 


 

 

파타퐁2 : 리마스터는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

물론, 다소 낡아보이는 시스템이나 불편한 부분들도 존재하지만 리듬게임에 액션과 전략성을 가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은 한번쯤 플레이해볼만한 타이틀입니다.

 

흔히들 노래가 시간을 건너뛰고 추억을 불러와준다지만, 게임 역시도 내가 플레이했던 그때 그 기억와 시간을 불러오곤 합니다. 

그 때 그 게임 했을때는 재미있었는데, 그 땐 그랬었지 하는 "회상"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리마스터를 기다리는 팬들은 그래픽이나 시스템의 "혁신적인 대 격변" 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깔끔해진 화질로 그 게임을 다시 해보고 싶다 는 마음에 가까울 거에요.

 

그래서 이 게임은, 괜찮은 리마스터 였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했을 지언정 최소한 그때 플레이어들의 추억을 훼손시키지 않고 지켜줄 수 있을만큼의 작업은 해냈거든요.

새삼 "그 리포지드" 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가 상기되는 순간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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